지난 26일 오후2시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천안시 출산장려 대토론회’가 열렸다.
‘다자녀 출산하면 특별승급, 출산비 전액지급, 출산축하금 300만원, 결혼기념일 특급호텔 숙박권 지급, 최장2년간의 육아휴직, 육아휴직 3개월간 70%·1년동안 본봉의 50%보장…’
위에 열거된 제도는 선진 외국의 사례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이런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동종업계에서 결코 연봉이 높은 기업은 아니나 이렇게 일·가정 양립을 위한 지원을 펼친 결과 직원들의 이직률이 동종 타 기업들에 비해 80%나 낮았다. 게다가 직원들의 애사심이 강해지고 근무의욕이 높아져 지난해에는 창사이래 최대수익을 냈다고 한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투자와 경영의지를 보여준 이 기업 ‘광주은행’은 최근 2년새 대통령 표창, 대통령 훈장은 물론 각종 상을 받으며 기업의 의미지도 상당히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가정 균형’ 채찍보다는 다양한 당근 필요
지난 26일 오후2시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아이낳기 좋은세상 천안운동본부, 천안시직장맘지원센가 공동으로 ‘천안시 출산장려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제1회 인구의 날을 기념해 일·가정 균형사회 환경조성 및 저출산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출산장려관련 기관·단체, 학생, 일반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기관·단체, 학계, 관계자, 직장여성 등 6명의 토론자가 나서 성과와 사례중심으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경기복지재단의 이상무 연구원은 ‘일·가정 균형 선진국가 사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선진국의 일-가정 양립제도의 종류와 특징, 가족복지지원, 우수기업의 성공사례를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일·가정 양립제도는 직원들의 충성도증가, 이직률 감소, 인재유지, 생산성 증가, 고개만족도 증가, 기업이미지 개선, 재무성과 개선등의 효과를 증명했다. 이런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채찍보다는 당근을 활용하고 우수기업사례전파와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통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미숙 천안시여성가족과장은 전국적으로 우수사례로 인정받은 ‘천안시직장맘지원센터 운영방향’을 밝혀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박 과장은 “2012년 제1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천안시는 지난해 6808이 태어나 2009년부터 3년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합계출산률도 전국평균 1.23명을 넘는 1.39명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가정 양립 위해 운영을 시작한 천안시직장맘지원센터는 ‘행복한출산, 건강한2세육성’을 위해 임신부터 출산까지 신체적·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예비 신혼부부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시키기 위한 전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안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는 강기정 백석대학교 교수는 ‘가족친화경영의 이해 스마트한 기업, 가족친화경영’이라는 주제로 국내 우수기업의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강 교수는 ‘남자에게 참 좋은데 설명한 방법이 없네’라는 광고카피로 유명한 ‘천호식품’의 사례를 들며 “천호식품은 직원이 첫째와 둘째를 낳을 경우 각 100만원, 셋째를 낳으면 무려 5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 또 셋째를 낳으면 2년동안 매달 30만원씩 총 720만원의 육아지원금을 지급한다. 셋째까지 낳으면 회사로부터 총 1220만원을 지원받는 셈”이라고 말했다.
천호식품은 이런 가족친화프로그램을 도입한 뒤 직원 가구당 1.6명의 출산률을 보이고 있으며 직원만족도는 물론 기업이미지도 올라갔고 생산성도 15%가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성의 가사분담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계속된 토론에서 이유신 대동산업 과장은 사업장 실무자로서 일·가정 양립지원의 실천과 기업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직장맘인 김예례(메리트보험)씨가 ‘저출산극복 나의 일터에서는 무엇이 우선 개선돼야 하나’라는 주제를 발표, 직장과 동료의 따뜻한 이해와 배려, 사내보육시설, 대체인력 마련, 수유공간 제공, 회식문화 등 직장환경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양유업주식회사 천안신공장 김준성 인사총무팀장은 “맞벌이 가정에서 가사분담의 최종적인 이득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고 가사분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남성의 가사분담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시 여성가족과 김문정씨는 “아이낳고 키우기 좋은 ‘내 직장·내 가정’만들기 운동을 확산하고 여성근로자의 일·가정 이중부담으로 노동시장 이탈압력을 해결하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며 “정부도 인구의 날을 제정하는 등 저출산 해소대책을 추진하고 있어 출산장려분위기를 지역사회로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추진, ‘아이로 가득한 부자 천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