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10일(월) 오후 5시20분, 한국대표팀과 미국팀 경기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천안종합운동장에 모였던 관중들은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졌다는 아쉬움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흥분한 시민 한명이 음료수 용기를 운동장에 던졌다. 그러자 일제히 주변 시민들의 시선이 용기를 던진 사람에게 따갑게 꽂혔다. 순간 움찔했던 그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관중들이 머물던 자리가 크게 어지럽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이 떠난 자리엔 쓰레기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머리에 태극기를 두른 두명의 시민이 남아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했다. 모든 시민들이 똑같은 모습을 보였다면 더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