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장에서 56번째 황금사자 사냥에 성공한 북일고 선수단의 위풍당당한 모습.
천안북일고(교장 이창구)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했다.
북일고는 지난 27일(월)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5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인천 동산고를 맞아 김창훈, 남상준, 양승학, 이강서의 홈런에 힘입어 12대 3의 대승을 거뒀다.
북일고의 이번 황금사자기 우승은 지난 77년 창단이래 처음. 또 99년 봉황기 이후 3년만에 차지한 전국대회 우승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 우승함으로써 국내 모든 전국대회의 우승 기록을 남기기도.
북일고는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전국대회 15회 우승 포함, 총 36회의 입상경력을 가진 국내 최고의 야구명문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악의 조편성, 그리고 우승
“힘든 훈련을 묵묵히 따라준 선수들과 학교, 학생, 모두가 승리자다.”
북일고 김상국 감독의 우승소감이다.
제55회 황금사자기쟁탈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북일고는 일명 ‘죽음의 조’로 알려진 최악의 조편성에 합류됐다.
처음 만난 팀은 구리 인창고. 인창고는 전원이 리틀야구 출신으로 구성돼 어느팀보다 기본기가 탄탄한 최대 복병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또한 지난해 우승팀인 휘문고와 지난 대통령배 우승팀이며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도 꼽힌 광주일고와의 한판승부도 피할 수 없었다.
결승까지 가기 위해서는 전국 최강으로 꼽히는 팀들을 모두 상대해야 했다.
북일고는 김창훈-안영명-양승학 ‘트리오’가 이끄는 튼튼한 마운드를 발판으로 상대팀을 차례로 물리쳤다. 먼저 1회전 복병으로 예견됐던 인창고는 양승학과 김창훈의 계투, 남상준의 홈런 등 12안타를 퍼부어 8대 1(8회 콜드게임)로 제쳤다. 다음 만난 팀은 서울고. 서울고는 북일고가 가볍게 제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그러나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10회말 나주환의 끝내기 홈런으로 4대3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또한 준준 결승에서 만난 광주일고(8-7)와 준결승에서 만난 휘문고(4-2)도 차례로 제치고 결승행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동산고를 맞아 6회까지 2대 2의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다. 그러다 7회 2년생 왼손선발 김창훈이 초고교급 투수로 꼽히는 송은범 선수를 상대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균형이 무너졌다. 이어 대량득점에 성공한 북일고가 12대 3으로 동산고를 대파했다.
김 감독은 “처음엔 선수들이 지나친 긴장감과 우승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제 페이스를 놓치곤 했다. 그러다 점차 안정을 찾기 시작한 선수들이 경기 후반부터 초반의 부진을 만회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김 감독은 경기에 신경쓰느라 무려 5㎏의 체중이 빠졌다.
지역주민 열렬한 환영
김상국 감독은 북일고의 우승이 알려지자 “각계의 축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즐거운 비명. 또한 북일고 홈페이지는 학생, 동문 등의 축하글이 넘쳐나고 있다.
김 감독과 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권태욱 씨는 “통쾌하고 멋진 우승을 안겨준 후배님들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프로야구팀 한화이글스에서 에이스로 활약중인 조규수의 동기라고 밝힌 한진섭씨는 자신의 재학시절보다 더 잘 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봉황기, 화랑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북일고 동문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북일고의 쾌거에 대한 대화로 일색.
한편 지난 30일(목) 오후 4시에는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 대대적인 환영행사가 열렸다.
북일고와 같은 한화그룹 계열사인 갤러리아 백화점은 황금사자기 우승기념 사은축제를 열었다. 선착순 7백명의 고객들에게 선수들의 사인볼과 상품권이 증정됐다.
황금사자기 수상자
우승-천안북일고/최우수 선수상-남상준/우수투수상-안영명/수훈상-남상준/최다득점상-윤여명/감독상-김상국/지도상-신양섭/공로상-북일고 교장 이창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