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초소 24시간 풀가동, 다음주 고비
지난 4일(토) 경기도 안성시에 이어 충북 진천군에서도 의사구제역이 진성으로 판명됐다.
농림부는 경기도 안성지역 3개농가의 돼지 1만7백41마리와 충북 진천 3개 농가의 돼지 1천3백51마리를 도살처분한 뒤 땅에 묻고, 전국 축산농가에 대한 소독과 외부인 출입통제 조치를 취했다.
경기도 안성과 충북 진천은 천안시와 인접한 도계 지역. 이에 따라 천안의 1천5백여 축산농가들(우제류 18만4천7백여두)은 2년전의 악몽을 되살리며 불안해 하고 있다.
특히 구제역이 발생된 안성 삼죽과 진천 이월의 관리지역(10∼20㎞) 내 성거, 목천, 입장, 북면, 병천, 동면 등 3백93농가에 5만8천1백2두의 우제류(소·돼지·양·염소·사슴 등) 가축이 사육되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되자 우선 축산농가들은 지난 2000년 발생당시 60% 이상 위축됐던 소비심리를 우려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의 구제역에 대한 의식 전환으로 크게 동요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천안시 축산과의 설명이다.
대전충남양돈농협 육가공공장 노승만 부공장장에 따르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소폭의 가격하락과 20∼30% 출하물량의 감소가 있었다. 그러나 구제역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곧 원상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대전충남양돈농협에는 필리핀으로 수출하려던 돼지 부산물(간, 허파, 내장 등) 30여톤이 대기물량으로 남아있다.
천안시 축산과 김종형 담당은“지난 2000년에 비하면 이번 구제역 파동은 크지 않다. 축산농가는 관계기관의 방침에 따라 소독과 방역을 실시하고, 시민들은 외지출입시 불편하더라도 통제에 따라준다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잠복기간은 2∼8일로 지난 4일을 최종 발생시점으로 보면 다음주만 지나면 무사히 넘길 것이라는 것이 구제역 상황실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구제역 바이러스도 25도 이상 고온에서는 활동할 수 없기 때문에 곧 진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관 방역초소 20곳 가동
지난 3일(금) 천안시와 인접한 안성에 이어 진천에서 구제역이 보고됐다. 이에 천안시는 지난 3일(목) 오후 2시 구제역방역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축·낙협, 방역본부 등 축산관련 기관과 단체 15명이 참석해 구제역 대책을 논의했다.
천안시는 우선 긴급예비비 2억6천만원을 확보하고, 천안으로 연결되는 각 도·시 경계지역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성환1, 입장3, 병천1, 동면2, 천안8·목천 TG 등 9곳과 민간운영 11곳 포함 총 20 초소를 설치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발생상황 및 의심축사의 조기신고협조 문자메세지를 1천여 축산농가 휴대폰에 6회 실시하는 등 비상체제로 돌입했다.
대형입간판과 방역차량, 방역복, 신호봉, 소독약품 등 물품을 통제소에 공급배치하고 삼엄한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천안시 축산과에 따르면 “이미 지난 2000년 홍역을 치룬바 있기 때문에 기존 장비를 가동하고 인적, 물적 배치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천안시는 안면도 꽃박람회로 진행하는 외지 차량들과 전국소년체육대회시 찾게 될 방문객들에 대한 철저한 방역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도로차단 방역은 구제역 추가 발생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달 말 철수할 계획이다.
구제역과 먹거리
구제역 발생이 알려지자 돼지고기 소비가 주춤거리고 있다.
구제역에 의한 피해는 단순히 축산업 일부만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유통, 소비 전반에 걸쳐 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박용호 서울대 수의대학 교수는 ‘구제역과 먹거리’라는 논문을 통해 “지난 몇 년간 국민들의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반면 이를 제대로 이끄는 정확한 소비자 교육이나 홍보가 상대적으로 미약해 소비자의 혼동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구제역이란 질병은 동물에게는 전염성이 강한 1종 법정전염병이지만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며 “구제역에 감염된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을 실수로 섭취한다 해도 인체에는 전혀 무해하다는 사실을 일반인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언론은 질병발생 사실만을 지나치게 부각시킬 것이 아니라 후에 발생될 파장이나 소비자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서술했다.
대전충남양돈농협 노승만 부공장장은 “구제역이 언론에 보도되는 이상 이번 한 달은 고전이 예상된다”며 “6월 이후에나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