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가 지난 9일 발표한 기관청렴도 조사에서 천안시는 보통을, 천안교육지원청은 미흡 판정을 받았다.
천안시와 충남도의 기관청렴도가 보통이나 그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9일 오후2시, 전국 230개 기초단체를 비롯한 광역·특별자치단체, 교육청, 공기업 등 711개 공공기관에 대한 청렴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8월31일부터 11월23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와 코리아 리서치에 의뢰해 민원인 및 공직자 22만6000명을 대상으로 청렴도를 측정했다.
청렴도 측정은, 공공기관별 주요 대민업무의 민원인을 통해 업무처리과정의 부패경험·인식, 절차의 투명성, 공직자의 책임성 등을 진단해, 취약분야에 대한 기관별 자율적인 개선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다.
‘내부청렴도’는 올해 처음 평가한 것으로 인사업무, 예산집행, 업무수행 공정성 등을 판단한다. 천안시에서는 공무원 100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711개 공공기관의 청렴도 측정결과를 보면, 민원인들이 평가한 외부청렴도는 10점 만점에 8.62점, 소속 직원들이 평가한 내부청렴도는 7.96점으로 나타났다. 종합청렴도는 8.44점으로 지난해 8.51점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천안시 이제야 ‘보통’, 보령에 이어 도내 2위
천안시는 10일 오전 ‘천안시 내부청렴도 충남도 16개 시·군 중 1위’라는 제목으로 한껏 고무된 분위기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천안시의 외부청렴도는 전년대비 0.18점이 늘어난 8.37점, 내부청렴도는 8.05점이었다. 종합청렴도는 8.28점으로 보통(8.39점~8.17점)단계.
2008년 6.32점으로 ‘매우 미흡’으로 최하위권을 차지하다 지난해 8.07점으로 ‘미흡’ 평가를 받았던 것에 비해서는 칭찬을 받을만한 대목이지만, 냉정하게 보면 이제야 ‘보통’ 평가를 받은 것이다.
더군다나 외부 청렴도 조사는 8월31일~11월23일 까지 진행된 것으로, 본보가 지난 주에 단독 보도한 수도사업소 공무원 비리가 폭로되기 전의 데이터다. 또 공무원들만을 대상으로 한 내부청렴도가 도내 1위였을 뿐, 외부청렴도를 포함한 종합청렴도에서는 보령시가 8.29점으로 1위를, 천안시가 8.28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또한 ‘매우 우수’나 ‘우수’ 평가를 받은 지자체가 전무한 것으로 조사돼 개선이 강력하게 촉구되는 충남지역에서 ‘도내 1위’를 강조하는 것은 다소 민망한 느낌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충청남도는 외부청렴도 8.63점, 내부청렴도가 7.68점으로 종합청렴도 8.38점을 받았다. 이는 미흡단계로(8.42~8.18점)전년보다 0.2점이 떨어진 수치다.
인근 아산시는 외부청렴도 8.28점, 내부청렴도 7.46점, 종합청렴도 8.06으로 드러나 ‘미흡’ 평가를 받았다.
충남교육청 전국 최하위 ‘매우 미흡’
충남교육청은 외부청렴도에서 지난해보다 1.12점이나 떨어진 7.41점을 받았다. 내부청렴도는 7.59점으로 16개 시도교육청에서 유일하게 매우 미흡(7.56점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종합청렴도에서도 전년보다 0.97점이 떨어진 수치다.
그동안 연이은 이전 교육감들의 비리, 그로 인한 중도하차 등으로 몸살을 앓던 도교육청은 여전히 청렴과는 거리가 먼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겉으로는 청렴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면서도 비리 교장 등 내부 단속에는 관대했다는 평을 들으며 교육계 내·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크게 개선할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11일 ‘충남교육청 청렴도 꼴찌, 교육청은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분발을 촉구했다.<별도박스 참조>
한 교육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제고사를 비롯해 서열화 교육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교육청이 진정으로 순위에 민감해야 할 부분은 집안 내부단속인 것 같다. 충남교육청은 진정 교육가족들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천안교육청은 외부청렴도에서 전년보다 0.1점이 하락한 8.22점. 내부청렴도는 7.47점으로 미흡판정을 받았고 종합청렴도에서도 8.02점으로 미흡 단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산교육청은 외부청렴도에서 8.77점으로 전년보다 0.22점 상승했다. 내부청렴도는 8.09점을 받았다. 아산교육청은 종합 청렴도에서 8.59점으로 우수단계(8.85~8.52)인 것으로 드러나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충남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 중 미흡판정을 받은 교육지원청은 천안과 보령 단 두 곳 뿐이다.
<이진희 기자>
11일 전교조 충남지부 성명서 전문
‘충남교육청 청렴도 꼴찌, 교육청은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라’
지난 9일 국가권익위원회는 2010년 공공기관 청렴도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을 보면 충남교육청의 경우 16개 시도 교육청 중에서 꼴찌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렴도는 5단계로 나누어 평가됐는데 학교로 따지면 수우미양가 성적이라 할 수 있는데, 충남교육청은 청렴도 성적표 ‘가’를 받은 것이다.
충남의 경우 부패와 비리에 대한 아픈 기억이 참 많다. 전임 교육감 3명이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에서는 모든 후보가 이구동성으로 비리척결을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김종성 교육감 역시 후보 시절 ‘깨끗한 충남교육’을 핵심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럼에도 충남교육청의 청렴도가 꼴찌인 이유는, 비리 척결에 대한 교육감의 의지가 부족한 때문은 아닌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지적할 사항은 학교장 업무추진비 사용이다. 관행이라 항변하고 있지만 부당하고 불법적인 집행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이는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것이다. 교육청 역시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묵인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김종성 교육감 취임 이후 학교장 업무추진비를 큰 폭으로 인상했다. 다른 도단위 교육청에 비해서 2배 가까이 높은 액수가 책정된 것이다.
둘째 학교장 비리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 학생 성추행 문제가 불거진 공주의 모 학교장은 아직 징계조차도 하지 않고 있으며, 성적조작 등으로 언론의 뭇매를 맞은 천안의 모 학교장은 단순 경고 조치를 했다. 심지어 아산의 모 초등학교장의 경우 징계처분을 받은 이후에 또다시 문제가 불거져, 해당 학교 행정실장이 주의를 받았음에도 학교장에게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위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은 김종성 교육감 취임 이후 발생했다. 교육감의 확고한 의지만 있었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일을, 제 때 대처하지 못해서 청렴도 꼴찌라는 오명을 씌게 된 것이다.
이제라도 교육감이 보다 강력한 의지표명을 해야 한다. 비리척결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일벌백계의 강력한 처벌을 강조해야 한다. 또한 인사위원회 및 징계위원회에 외부인사의 비율을 50% 이상 높이는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외부 인사를 퇴직한 교육관료로 채우는 행태는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다양한 인적구성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감사담당관의 외부인 수혈도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오늘도 충남교육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2만여 교직원들은 이번 결과에 대해 큰 실망을 하고 있다. 200만 충남도민 역시 충남교육에 대한 신뢰를 잃었을 것이다. 교육감은 전적인 책임을 통감하고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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