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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애)-까맣게 타버린 농심

등록일 2002년04월2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광덕면 지역을 송두리째 집어 삼킬 듯 지나간 두차례(5일, 14일)의 화마(火魔)는 흩어진 숯덩이처럼 농심마저 까맣게 태워 버렸다. 무학리 산불 현장에는 아름드리 표고목(표고버섯 재배를 위해 종균심은 참나무)이 흔적도 없이 타버렸다. 잿더미 속에서 숯으로 변한 나무도막이 뒹굴고 있다. 껍질이 새까맣게 타버려 생기잃고 넘어진 나무와 그을린 바위가 당시 참상을 생생히 전해주고 있다. 이곳은 발을 옮길 때마다 버석버석 숯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다행히 두차례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 산불로 재산상 막대한 피해를 입은 농가는 어느 곳에 하소연해야 할 지 막막할 따름이다. 현행법상 피해자들은 발화자(고모씨, 46세 신부동 거주)에게 보상을 요구해야 하지만 현재 고모씨는 보상능력이 전혀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산불과 관련 피해자를 구제할 그 어떤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지난 5일(금) 화재로 피해를 입은 이해덕씨(무학1리). 그의 전 재산이라 할 수 있는 표고목 2만개가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숯으로 변했다. 이해덕씨는 광덕의용소방대원으로 산불발생 당시 인근마을에서 산불진압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사람들은 평소 이씨의 성실성을 높이 평가하며, 이씨의 이번 피해를 자신들의 일처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특히 이씨는 얼마전 연대보증섰던 마을 주민의 파산으로 보증채무까지 떠 안아 어렵던 터에 이번 산불피해는 더욱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또한 이씨가 화재로 잃어버린 표고목은 한 번도 재배한 적이 없는 것으로, 이씨의 부농의 꿈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양승진(신덕리)씨는 두차례 발생한 산불 피해를 모두 당했다. 5일 산불에서는 표고목 9천개를 잃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14일 산불에서는 1만3천개의 표고목이 소실됐다. 황형성(행정1리)씨는 밤나무 5백주, 김병우(행정2리)씨는 밤나무 2천5백주, 지재훈(신흥4리)씨는 밤나무 50주, 지재윤(신흥4리)씨는 밤나무 3백주를 잃었다. 강종식(무학1리)씨는 축사 80평과 개 10마리, 콘테이너박스를 잃었다. 천안공원은 물탱크와 조경수에 피해를 입었다. 이종만(무학2리)씨는 표고목 3천개, 장찬순?인순 형제는 각각 표고목 7만개와 1만5천개를 잃었다. 최종대(신흥4리)씨는 산불진화 헬기의 바람으로 주택지붕이 파손되기도 했다. 광덕면 주민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산불피해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 위한 따뜻한 마음과 사랑의 손길이 피해자들에게 큰 위로가 되긴 하지만, 수억원 규모에 달하는 피해에 실질적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 재기하기에는 너무도 힘든 상황이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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