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4대강(금강) 살리기의 일환으로 다리를 놓으려 하고 있는 해당 지역 모습. 사진을 찍기 위해 기자가 서 있는 곳이 금산 부리면 방우리이고 강 건너편은 부리면 수통리다. 충남도는 등산객만 오갈 수 있는 오솔길 뿐인 이곳에 수십억원을 들여 길이 145미터, 폭 7미터의 다리를 놓으려 하고 있다.
4대강(금강) 살리기 대행사업과 관련, 충남도(도지사 안희정)가 약 30억원을 들여 불필요한 교량을 만들려 하고 있어 건설업체의 수익을 보전해 주기 위한 ‘사업 늘리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충남도는 최근 금강유역환경청에 금강살리기 8-2공구 대청지구에 대한 사업계획변경안을 제출했다. 이 계획안은 생태탐방로란 이름으로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에서 부리면 수통리를 연결하는 폭 7m, 길이 145m에 이르는 콘크리트 교량을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교량 신축의 경우 지역주민 및 방문객들의생태관찰 활동을 높이기 위한 생태탐방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교량은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이용가치가 전혀 없는 것이어서 불필요한 사업 늘리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충남도는 ‘방문객들의 생태관찰 활동을 높이기 위한’ 생태탐방로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사업은 금강 본류를 가로지르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길이 145m, 폭 7m의 차량 2대가 지날 수 있는 교량공사다. 게다가 다리를 놓더라도 맞은편이 경사가 매우 급하고 대부분 가파른 암벽으로 돼 있어 오솔길을 등산로를 이용하는 등산객 이외에는 자전거 이용객도 사용할 수 없다. 이곳은 금산 적벽강이 있는 곳으로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고 강변은 갈대와 조약돌밭으로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재 등산객등이 물이 얕은 지형을 찾아 바지를 걷고 하천을 건너고 있어 인명사고 우려가 높다”며 “다리를 놓을 경우(공사비 약 30억원) 등산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고 많은 탐방객들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암석으로 막혀 있는 산으로 가는 다리를 수십억 원을 들여 왜 놓으려 하느냐”며 “돈이 남아도는 모양”이라고 혀를 찼다.
이와 관련, 금산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해당 구역 공사가 환경 훼손 문제 등을 비롯해 사업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여러 공사가 축소 또는 취소되자 시행사측이 무리하게 다리공사 등 대체사업을 벌이는 방식으로 사업을 벌이려 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재검토특위 의견 수렴 절차도 생략…충남도, 4대강 사업 비판적인 것 맞나
지역환경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인 충남도가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충남지역의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안희정 지사와 충남도는 그동안 예산 낭비와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정부에 4대강(금강) 살리기 사업의 변경을 요구해 왔다”며 “충남도가 정부와 대행협약을 체결해 추진 중인 해당 공구에서 충남도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사업을 요구한 일 자체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충남도는 이미 구성돼 있는 ‘충남도 4대강(금강) 재검토 특위’를 비롯해 지역주민 등과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지역환경단체는 충남도에 사업 계획 백지화를 요청한 상태여서 그 추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금강유역환경청은 충남도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금강 살리기 8-2공구(대청지구, 사업비 180억원)는 충남도가 정부와 대행협약을 체결해 벌이고 있는 금강 살리기 4개 공구 중 하나다. 현재 자전거 도로 등 2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