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화) 두정도서관 다목적실에서는 천안시저소득층 주거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는 현재 천안시 저소득층의 현실을 반영하는 다양한 자료가 소개돼 관심을 끌었다.
주택보급과 함께 보증금 지원, 제도 홍보등 이뤄져야
기초생활보장수급자 6575세대, 한부모가정 922세대, 차상위계층 1082세대.
올해 9월30일 기준, 천안시 전체인구중 저소득층으로 분류되는 가구는 8579세대 1만5112명에 달한다.
이들의 생활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아닌 주거비.
복지예산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가장 큰 부담인 주거와 관련한 큰 그림은 그리 변한 것이 없다. 천안시 영구임대주택은 16년전에 1488세대가 건축된 이후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복지세상)과 천안주거복지센터는 지난 6월14일~10월22일까지 저소득층의 주거환경 실태를 조사했다.
여기서 도출된 저소득층에 대한 실증적인 조사자료를 토대로 공무원, 교수, 시민단체, 당사자가 모여 개선점을 논의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저소득층의 현실을 엿볼 수 있던 토론회
지난 16일(화) 두정도서관 다목적실에서는 천안시저소득층 주거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는 현재 천안시 저소득층의 현실을 반영하는 다양한 자료가 소개돼 관심을 끌었다.
복지세상을 비롯한 사회복지기관 종사자들이 실시한 ‘저소득층 주거환경 실태조사’는 천안시에 거주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및 차상위가정을 대상으로 일반적 사항(거주지, 성별, 연령 등), 가구특성(가구주의 직업, 고용상, 가구 총수입 등), 주거현황전반(면적, 임대료 등 세입현황), 주거 및 복지서비스 (공공임대주택 입주신청, 입주의사, 필요한 복지서비스 등) 크게 4개 영역으로 구분해 실시됐다.
이번 조사는 천안시 28개 읍면동 국민기초생활 수급가정 및 차상위가정 30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사전에 교육된 조사원이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해 심층면접 후 작성됐다. 최대표준오차는 ±1.57%로 신뢰도는 95%다.
영구임대아파트 입주하려면 적어도 8~9년
조사자들의 특징은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실시된 조사로 면밀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가구주의 직업은 31.3%가 1개월 미만의 일용근로자였고 임시근로자가 28.4%로 약 60%가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놓여있었다. 거주하는 주택의 위치는 지상이 96.3%였고 지하 및 반지하가 3.7%로 나타났다. 최저주거기준 중 방기준에 미달하는 가정은 19.8% 정도였다.
주택 보유현황을 보면 월세비중이 46.3%였고 전세와 월세를 합치면 60%에 달했다. 특히 동 지역의 경우는 월세비중이 59.6%로 높게 나타나 동지역 도시빈민의 경우 주거비용 및 주거환경 개선사업에서의 배제 등 부담해야할 수준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증금 없이 월세로 사는 사람들의 평균 월세는 15만원 정도였다.
전·월세로 살아온 기간은 10년이상 장기인 비율이 38.3%로 가장 많았고 5~10년이 22.6%를 차지했다. 목욕시설이 주택내에 없다는 응답도 13%였다.
토론자로 나섰던 김수열 주민생활지원과장이 제시한 영구임대아파트 현황을 보면 90년과 94년 준공된 주공 6·7단지 984세대에, 현재도 1000여 명 이상이 대기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아파트에는 연 평균 300여 명이 입주신청 중인데 이들중 20% 가량만 입주 중이며 신청자들이 입주하기까지는 적어도 8~9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래식 화장실이 19%, 공동화장실도 13%
이번 조사자료의 결과는 크게 8가지 정도의 특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최저기준 미충족 가구가 46.2%에 달한다는 점이다. 특히 조사자들의 화장실 중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경우가 19.3%였으며, 공동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13.1%에 달했다. 여기서는 공공임대주택도 평형과 구조가 아니라 가구인원 및 특성에 따라 반영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읍·면 지역의 난방비 부담이 크다는 점과 조사자들의 현재 주거만족도 중 40%가 불만족이며 만족은 17.6%에 그쳤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전·월세 거주 수급자의 경우 집수리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과 조사자들의 가계수입중 평균 47.3%가 주거비로 지출된다는 것도 구조적인 문제로 분석됐다. 도시빈민의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큰 점과 보증금이 500만원이 안 되는 가구가 69.7%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됐다.
이들 가정이 필요로 하는 복지서비스는 자녀보육 및 교육에 대한 지원요청이 25.2%로 가장 많았으며 밑반찬 서비스가 15.7%, 생활비 및 난방비 지원과 도배 및 물품지원이 각각 14.2%, 병원비 및 의료지원이 13.4%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주거공급정책 마련해야”
복지세상의 박은순 간사는 각종 취합된 데이터들을 종합 발표하면서 여러 가지 대안까지 제시했다.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다양한 주거공급 정책 마련이다.
박 간사는 “천안시 영구임대주택은 16년 전에 1488세대가 건축된 이후 제자리 걸음”이라고 꼬집었다.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영구임대아파트 건립 추진은 물론, 시영아파트 공급량 확대, 다세대·다가구 등 기존주택 전세임대 등을 통한 공급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전월세 등 임대보증금 지원 ▶주거복지 서비스에 대한 홍보강화 및 정보전달 체계 개선 ▶저소득층 주거사업 및 지원대상확대 ▶저소득층 주거권 강화를 위한 민관 협력체계 구축과 중장기 계획 수립 등이 제시됐다.
<이진희 기자>
대전의 ‘무지개 프로젝트’를 아시나요?
‘성공적 민관협치로 복지와 도시재생을 한 번에 노려보자’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대전대학교 행정학부 곽현근 교수는 대전광역시의 ‘무지개 프로젝트’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대전광역시 민선4기 박성효 집행부가 도입했던 이 프로젝트는 취약동네에 대한 사회경제적 차별과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통합과 공동체적 가치회복을 이루기 위한 ‘실험’으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프로젝트다.
무지개프로젝트는 2006년 9월 대전시 동구 판암동 영구임대아파트 지역을 대상으로 1, 2, 3단계를 거쳐 확대되며 대전시를 대표하는 주거복지 및 도시재생사업으로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1단계로 판암 1·2동 지역 영구임대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32개 사업에 410억원이 ▶2단계 월평2동, 법동을 중심으로 52개 사업에 311억원이 ▶3단계 대동, 문창동, 부사동 지역에 56개 사업, 266억원의 예산이 수립돼 추진이 완료됐거나 진행중이다.
‘취약동네의 사회적 배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전광역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이 사업은 사회복지차원을 넘어 도시재생 차원에서도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곽현근 교수는 이 사업에 대해 “아주 성공적인 사업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욕을 안 먹었던 사업”이라고 평가해 웃음을 자아냈다.
곽 교수는 지방정부의 적극적 개입의 모범사례로 이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지방정부의 재정적 한계를 벗어난 중앙정부의 지원 도출 ▷해당 프로젝트 초기 대상지역에 대한 지속적 관리 ▷성과도출형 프로젝트가 아닌 지역과 함게 만들어가는 프로그래밍 방식의 지향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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