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하고는 또 많이 달라요. 주거형태도 많이 바뀌고 세태는 달수록 더 각박해지는 것 같아요. 그만큼 거주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어려워졌고, 외국인들도 많이 늘어났고요. ‘인구주택총조사’, 다시 느끼지만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에요.(웃음)”
김민옥씨는 지난 달부터 몇 차례에 걸쳐 조사준비 과정을 수강했고 18일에는 업무량을 배정받았다. 이후 본격적인 인구주택총조사 조사원 활동이 시작됐다.
지난 2005년에도 같은 임무로 활동한 바 있고 이후에도 경제통합조사, 농림어업총조사 등의 조사업무를 해 온 경험이 있지만 환경은 그때와 또 딴판이다.
요즘 원룸은 입구부터 전체 차단장치가 있다. 주인은 없는 경우도 많고 건물 관리인들이 마냥 친절하고 협조적으로 세입자들을 만나게 해 주는 것도 아니다.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요즘 그녀처럼 천안·아산 주민들을 만나고 있는 조사원들은 총 1405명에 달한다.
그녀가 관리를 맡고 있는 부성동 지역은 현재 98명이 조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원래 처음에는 106명 정도 였는데 40명 정도가 도중에 일을 그만두어 다른 요원들로 대체됐다. 그 짧은 기간, 40%라는 놀라운 이직률을 기록하는 이유는 이 업무의 강도를 잘 표현해 주는 부분인 듯 하다. 특히 아파트와 원룸, 농촌지역이 섞여있는 부성동과 성정동은 정말 조사업무와 관련해선 어려운 지역으로 정평이 나있다.
“아침 8시에 나와 늦을 때는 밤 10시까지 일할 때도 있어요. 맞벌이 부부가 많은 것도, 주말에도 집에 없으신 이유도 있죠. 학교 다니는 학생들도 많고요. 성환의 어떤 조사원은 개에게 물리신 분들도 있대요. 무엇보다 요즘 어려운 것은 ‘이거 꼭 해야 되는 거에요? 안 해도 되잖아요’하는 무관심들이에요. 앞으로 더 심해질 텐데 조금 걱정되기도 해요.”
인구주택총조사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내 지역에 학교를 짓고, 도로를 내고, 병원이나 문화시설을 만들고 하는 국가정책의 수립에 쓰이는 기초자료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것임을 조금만 되새겼으면 좋겠다고.
“아 참! 저 집에 계신 남성분들~! 속옷바람으로 저희를 맞아주시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눈을 어디다 둬야 할 지 몰랐던 게 벌써 몇 번이네요. 조사원들을 조금만 배려해주시고 매너를 지켜주세요. 여기에 조금만 마음의 문턱을 낮춰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부탁드려요~~.(웃음)”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