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청의 민노당 가입교사 징계 강행에 전교조 충남지부가 총력 투쟁으로 맞설 방침을 밝혔다. 교육감 취임을 전후해 잠시 화해 분위기를 보였던 양측의 관계는 가파른 갈등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충남도교육청과 전교조의 갈등관계가 첨예화 될 전망이다.

도 교육청은 지난 29일 오후3시, 징계위원회를 열어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낸 혐의(국가공무원법 위반)로 검찰에 기소된 전교조 교사 4명에 대해 징계수위를 결정했다.
이날 변호사와 징계대상자 4명은 두 시간여의 회의에 출석했고, 징계위는 이들을 퇴장시킨 후, 최종 양형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위가 열리기에 앞서 오후 1시 충남도의원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정당에 후원금을 낸 사실만으로 중징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재판을 통해 위법여부가 가려지고 나서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방학 후 심의해 달라”고 건의했다.<하단 박스 참조>

이날 전교조 충남지부 교사 등 40여 명은 징계위가 열리는 도교육청 청사 안으로 진입하려다 이를 막는 직원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약속어긴 교육감 VS 그런 약속 없었다

징계위에 들어가려는 교사들과 이를 막으려는 도 교육청 관계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오는 21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열린다. 이를 통해 징계절차의 대략적인 윤곽이 나올 것이다. 
그때까지 징계 절차를 미루겠다는 교육감의 약속을 우리는 믿는다. 
차후 교육청과 전교조가 상호 신뢰를 통해 충남교육의 미래를 열어가는 동반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7월1일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의 취임식을 앞두고, 교육청 정문 앞에서 22일간 진행했던 ‘전교조 탄압 중단과 정치후원금 관련 부당징계저지’ 천막농성을 걷으며 전교조 충남지부가 내놓은 입장.<본보 624호, 7월6일자>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10월30일 충남교육청 징계위원회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는 법원의 최종판결전에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해 버렸다.
당시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교육의원은 “당시 어렵게 상호 입장을 조율해 갈등을 잠재울 수 있었는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와서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이 취임식 전날 농성장을 찾아가 여러가지 여건을 고려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은 맞지만 재판이후 징계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향후 양자간의 갈등이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다.

충남도교육청만 징계 세부내용 비공개

충남도교육청 징계위원회는 10월30일, 전교조소속 교사 4명 중 1명을 해임하는 등 징계수위를 결정해 교육감에게 통보했으나 ‘징계위원회 회의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공무원징계령 20조를 근거로 구체적인 처분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또 다른 논란꺼리를 만들고 있다.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개인신상에 관한 사항이고 교육감이 징계위 의결내용을 그대로 수용할지, 재심사를 청구할지를 결정하는 등 절차가 남아있어 징계위원회 결정이 최종 징계수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교조 충남지부 이영주 대변인은 “교육감이 명분도 없이 후배이자 동료인 교사들을 징계하려니 스스로 부끄러워 공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징계위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은 교육감은 수용여부를 결정, 15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통보하거나 재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보수’ 성향 교육청, ‘일괄’ 징계 결정

전교조 충남지부는 어제(1일·월) 저녁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대규모로 ‘부당징계 규탄 및 철회촉구 충남교사 2차 결의대회’를 가졌다.
지난 10월28일(목) 저녁에 열린 1차 결의대회에는 밤 10시까지 200여 명이 모여 도 교육청을 성토했다. 충남지부의 한 관계자는 “근 10년 만에 그렇게 많은 조합원 동지들이 모여서 집회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5일, 전교조와 충남지역 교육·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교사대학살 저지 충남공대위’는 충남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5개월 만에 부활한 교육청의 교사대학살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교과부의 월권과 권한남용을 지적했다.
교과부가 지난 달 21일,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소집해 ‘법원판결과 관련 없이 10월 말까지 중징계를 마무리하라’고 강력하게 지시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실제로 이 회의 이후 29일에도 같은 내용의 회의가 열렸고 보수성향의 교육감이 있는 전국 9곳의 시·도 교육청에서 같은 시간에 징계수위 및 징계내용이 결정됐다.

충남공대위는 ‘정당 후원 관련 교사들에 대한 징계 여부는 법원의 판결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 충남교육청이 정부의 부당한 지시에 굴복해 교사를 희생양으로 삼고, 전교조를 탄압하는 마름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다면 한 치도 물러섬 없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희 기자>

정치후원금 관련 교사의 중징계를 두고 전교조와 도 교육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