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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어린이집연합회 부모교육에 열중하고 있는 강현·율현 엄마 홍영아씨(아산시 풍기동) |
세상에 많은 일들이 있지만 부모라는 일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요?
몇 십 년에 걸친 아이의 인생이 걸린 일이잖아요. 나름대로 노력해서 열심히 키우지만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또 처음 의욕과는 달리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니, 길고 긴 마라톤이라고 많이들 표현하나 봐요.
전 이번 강의도 부모 교육이란 얘길 듣고 아이 키우는 것에 대한 내용인 줄 알았어요. 나름 잘 키워보려 책도 보고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 보지만 아이들마다 색이 다르고 또 초보라 그런지 우리 아이에게는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라는 걸 찾지 못했거든요. 어린이집 원장님께 얘기 듣고 도움이 될까 싶어 갔는데 자녀교육보다는 저에 대해 많이 되돌아보게끔 만드는 내용들이었어요.
몸집에 비해 날개는 너무 작고 가벼워 날 수 없는 호박벌이 오로지 꿀을 따기 위해 1주일에 1600km를 열심히 날아다니는 내용이라든지, 교통사고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됐지만 장애를 딛고 일어선 한국판 스티븐 호킹 이상묵교수님, 열손가락이 없는 중증장애를 안고도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한 김홍빈 산악인, 50년 동안 한결같은 기도를 하며 자신의 실천을 다독인 벤자민 플랭클린, 107가지나 되는 꿈을 노트에 적어 38년 후 그중 103가지나 이룬 루 홀츠, 35세로 역대 최연소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틴 루터 킹 등등.
많은 강의 내용 중 노트에 적은 몇 가지 내용들이에요.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고 처음 듣는 내용도 있었지만 스스로 갈고 닦아 멋진 모습의 자신을,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말하는 민순 교수님의 모습은 조용히 앉아 책으로 읽는 것보다 더한 감동과 뜨끔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자기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할 수 없이 꿈을 포기한 사람들과는 달리 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밀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음에도 용기가 없어 꿈을 꿈으로만 남겨 두고 있었습니다. 민순 교수님의 말들이 제 가슴으로 파고든 건 바로 그 이유겠지요. 그래서 더 열심히 듣는 것처럼 보였을 겁니다.
중간 중간 아이교육에 대한 말씀도 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를 키우기에 앞서 부모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말씀 같네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란 말이 있잖아요. 교수님께서도 아이 앞에서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셨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이겠죠.
사실 저도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이나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아이들을 보며 문득문득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었거든요. 말처럼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겠지만 우리 아이가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결하는 멋진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제 스스로 멋지게 변하면 되는 걸까요?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그렇다면 제일 먼저 수첩을 하나 준비해 제가 이루고픈 100가지를 적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