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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백제전’ 추석연휴 방문객 급증

등록일 2010년09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공주-부여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대백제전이 추석연휴를 이용한 방문객들의 증가로 폭발적인 흥행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0세계대백제전이 추석 연휴를 맞아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3일 오후 5시 현재 이날 하루 동안 관람인원은 공주 부여 양 지역을 합해 모두 13만여 명으로, 개장 이래 최다 인파를 기록했다. 이날 양 행사장을 방문한 차량만도 대략 2만여대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총 관람객은 5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은 사비궁내에서 이어지는 ‘사비궁의 하루’와 예술마당 ‘웅진성의 하루'. 이곳에서는 각종 체험프로그램이 곁들여지며 사전 인터넷 신청등을 통한 참여자들과 참관인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천정전 대회랑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공주 고마나루 예술마당에 있는 ‘백제문화유산 디지털 상영관’의 경우 개장 이래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친절한 안내로 백제문화를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 반응도 뒤따르고 있다. 부여의 경우 아름다운 백마강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부교와 무예체험, 사비왕궁열차 체험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부여 나루터 일대 프로그램장과 공주 박물관 공산성 등도 많은 인파가 넘쳐나고 있다.

외국인 관람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날 오전 독일에서 온 관람객 35명은 천정전을 비롯한 사비궁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한국의 고대국가 문화를 한껏 즐겼다.

행사장 내 식음료 코너와 대형 식당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간단한 음료와 스넥코너인 행사장 안팎의 판매대에서도 관람객들이 몰려 호황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백제음식문화관’의 경우 가격이 비싸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관람객이 대거 증가하는 것은 가족단위 관람객과 단체 관람객들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조직위 관계자는 “추석연휴 동안은 가족 친지들과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이 많았다”며 “이후에는 수학여행단 등 단체 관람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입소문으로 관람객이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조직위에서는 몸이 불편한 관람객들이나 어린아이를 대동한 관람객들에게 물품대여소에서 휠체어와 유모차를 무료 대여하고 있다.

물위를 수놓은 1500년 전 역사, 관객을 사로잡다

[관람기] 연일 매진된 대백제전 수상공연 <사마이야기> 

 


 
폭죽과 함께 노천극장 전체에 하얀 꽃가루가 흩날렸다. 막이 내리자 환호성이 터졌다. 일부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남녀노소 출연자들이 백제의 복식을 차려입었다. 백제와 고구려 병사들이 전쟁을 벌이자 실전을 연상케 하는 화염이 피어올랐다. 무려 160여 명에 이르는 배우들이 1시간 10분 동안 과거와 현재를 분주히 오갔다. 공연 중간중간 수상 무대 곳곳에서는 거대한 물줄기가 용 형상을 그리며 솟구쳐 올랐다. 공산성을 재현한 무대 뒤로 고마나루를 감싸고 있는 연미산 실경이 그림처럼 다가왔다.

강변 바람에 공산성 무대 깃발이 공연 내내 휘날려 현장감을 더했다. 워터스크린, 음향, 폭죽, 불꽃, 대형 출연진의 연기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는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강변에서 펼쳐진 백제의 대서사극

‘사마이야기’는 강변에서 펼쳐지는 대서사극이다. 22년 동안 백제를 통치했던 무령왕의 이야기다. 하지만 극중 이야기는 무령왕이 강한 백제를 이뤄낸 통치사를 그린 일대기는 아니다. 그가 태어나 제25대 왕으로 등극하기까지의 백제사다.

극은 고구려군의 백제 한성 침략으로 시작된다. 475년, 무령왕의 나이 13세 때다. 고구려군이 몰려오자 백제군은 속수무책이었고 개로왕도 비참한 죽음을 맞는다. 개로왕은 한강정비사업 등 토목공사로 백제 왕권의 힘을 급격히 소진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성들은 “나라가 망하면 백성이 죽는 게 당연하다”며 비통에 잠긴다.   

소년 사마와 백성들은 지금의 공주인 웅진으로 피난했지만 백제 왕실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개로왕의 후임왕인 문주왕이 암살된다. 뒤를 이은 동성왕은 “상처 난 가슴이 있어야 결실을 맺는 법”이라며 “한성의 쓰라린 기억을 가슴 가득히 담고 살아가자”고 호소하지만 그 또한 귀족들의 반란으로 암살된다.

무령왕이 말하는 ‘공생의 미래’…근현대사와 중첩

사마는 귀족들과 맞서 싸워 39세에 왕위에 오른다. 이 과정에서 사마왕자는 사랑하는 여인을 잃는다. 한 여인과 나눈 사랑과 이별은 주된 이야기 구조 중 하나다. 새로운 왕을 맞이한 웅진사람들은 대백제를 꿈꾼다. 실제 무령왕은 국력을 신장해 강한 백제를 재건했다. 

무대는 다시 현재로 바뀐다. 무령왕은 현세를 사는 후손들에게 말한다. 공생의 미래로 함께 가자고. 무령왕의 일대기는 백제사의 한 과정을 친근하게 다가오게 한다. 대무녀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할머니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는 서정적인 노래는 백제의 고마나루 전설과 현세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끈이다. 

백성들이 웅진을 향한 피난길에 오른 장면에서는 무대 좌우에 있는 영상스크린을 통해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실제 피난민의 행렬을 비추는 인상적인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당시의 백제와 근현대사를 중첩시킨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야외무대답게 장치, 출연진 등 모든 면에서 스케일이 크지만 수상무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지는 못했다. 무대 세트에 가려 금강의 모습을 볼 수 없는데다 무대 위 인공 연못은 분수를 뿜어내는 것 이외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수상무대 장점 극대화하지 못한 점 아쉬워

그럼에도 누구도 입장료(S석 기준 어른 2만 원, 청소년 1만4천 원, 어린이 5천 원)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첫 공연날(18일)과 19일 모두 유료객석 1373석이 완전히 매진됐다. 이 때문에 예매를 하지 못한 사람들이 연일 되돌아가고 있다. 첫날에는 400여 명이 되돌아갔다. <사마이야기>는 오는 10월 2일까지 공주 고마나루 수상공연장에서 오후 7시 30분 막을 연다. 

충남지역언론연합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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