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의 매력은 바로 스트라이크죠. 스트레스도 확 풀리고 개운해지잖아요. 선생님들이 선수로 뽑아주고 장비도 마련해주고 큰 대회에도 나갈 수 있게 해주셔서 즐거운 경험을 했어요. 여긴 선생님들도 따뜻하고 친절한데다 언니들도 잘해줘서 너무 좋답니다.”
화신씨는 지난 8월27일 청양에서 열린 충남장애인체육대회 볼링종목에서 복식부분 은메달을 획득했다. 얼마 안 되는 볼링경력에 비하면 20명 이상 출전한 큰 대회에서 거둔 의외의 선물인 셈이다.
사실 화신씨가 천안시장애인보호작업장에 온 것은 올 봄경으로 6개월 남짓 전이다.
그동안 외식업체에서 설거지 실습을 해 본적도 있고, 장애인복지관에서 정보화 수업을 받기도 했다. 또 대전 신탄진에 있는 장애인 직업능력개발센터에서도 9개월간 교육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곳 장애인보호작업장처럼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즐겁게 일해 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지금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중 15명 정도가 볼링을 쳐요. 장애인들은 게임비를 저렴하게 해 주셔서 부담없이 즐긴답니다. 또 배드민턴도 종종 치고요. 나중에는 테니스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그녀에게 주어진 업무는 아침 9시30분 출근해 보호작업장에서 자동차의 헤드레스트 커버를 다림질하는 일이다. 지루한 면도 없잖아 있지만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이라 잘 이겨내고 있다고.
무엇보다 처음으로 일을 하고 조금씩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하고 싶은 일도 많아지고 그만큼 꿈의 크기도 커지고 있는 그녀다.
그녀의 좌우명은 “꿈은 이뤄진다”다.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다지려는 듯 정색하며 강조한다. 그녀가 꾸는 꿈은 바로 동물농장을 만들어서 백호나 코끼리 같은 커다란 동물들을 직접 키워보는 것이라고.
“많은 돈은 아니지만 차곡차곡 저금하고 있어요. 우선 그레이트피레니스나 시베리안허스키, 말라뮤트나 사모예드 같은 큰 개를 키우고 싶어요. 지금은 말티즈 밖에 없지만요(웃음).”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