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역 공설시장은 쇼핑편익이 가장 먼저 개선되고 있는 시장이다.
상가회, ‘적극적인 자구 노력으로 시민들의 관심 끌 것’
‘재래시장? 전통시장?’
지난해 말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기존에 통용되던 ‘재래시장’이라는 이름은 ‘전통시장’으로 공식적으로 바뀌었다.
노후된 시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재래’에서 새롭게 다듬고 바꿔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전통’ 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이다.
기존의 쇼핑습관, 쾌적성, 편의성 때문에 대형마트에 익숙해진 주부들에게 전통시장은 여전히 주차하기 어렵고, 무겁게 들고 다니고, 냄새나고 비위생적인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최근 천안의 재래시장들은 이런 고정관념들을 하나씩 벗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 변화에 가장 앞장서 있는 곳은 바로 천안역 앞에 있는 ‘공설시장’이다.
현재 경품 당첨 확률이 70% 이상
공설시장 상가번영회가 자체 제작한 판촉물들.
공설시장은 1951년 한국전쟁 직후부터 생겨나기 시작해 천안역을 중심으로 ‘역전앞 공설시장’의 이름을 이어왔다. 72년에는 번영회도 조직됐고 긴 세월의 전성기를 누리다 도심공동화, 전체적인 유통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쇠퇴해 갔다.
하지만 2005년부터 전선지중화사업, 상하수도 정비, 공동화장실 개조, 비가림 시설 등이 추진되면서 전통시장으로 인증 받았고 지금은 새로운 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해 나가는 시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설시장 상가번영회의 김기수 회장과 장용태 사무국장은 CI와 캐릭터 개발, 공동쿠폰제 도입, 앞치마 등 상인유니폼 제작, 비닐봉투·쇼핑백 제작, 미소금융 활성화 등을 통해 공설시장만의 특징을 만들고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공설시장의 최근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쿠폰제’다.
공설시장의 가게들은 물건을 사든 밥을 먹든, 돈을 쓸 때마다 5000원 단위로 공동쿠폰 1장씩을 준다. 이를 30장·50장 단위로 모아가면 상인회는 상품권으로 교환해주고 이는 가맹점에서 다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 모아간 쿠폰중 하나는 1만~2만원 상당의 경품에 응모를 할 수 있는데 현재 당첨확률이 무려 70~80%나 된다고.
이러다 보니 한달에 공설시장에서 100만원을 넘게 사가는 고객도 여럿 생기고 단골고객도 생기면서 상인들간의 유대도 돈독해졌다.
공설시장 상가번영회 김기수 회장과 장용태 사무국장.
‘공설시장으로 놀러 오세요’
김기수 회장은 “물론 대규모 주거지역도 아니고, 상주인구가 없다보니 매출이 획기적으로 늘고 이런 건 아니에요(웃음). 하지만 공설시장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주차장도 널찍하게 있고요. 천안에서 가장 먼저 비가림 시설도 마련해 놔서 편하게 다니실 수 있습니다. 오는 18일(토)에는 고객참여 노래자랑도 하고, 경품추첨도 할 예정이니 꼭 놀러오세요!”한다.
본래 건축자재사업을 하다가 IMF시절 좌절을 겪었던 김 회장은 지금 제2의 인생을 마련해 준 공설시장에 대한 애착만큼이나 의욕이 넘쳐 보였다.
“140여 점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우리 공설시장이 좀 더 앞서가는 시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조만간 시장에서 3일과 8일에 ‘5일장’을 추진할 예정이에요. 다소 부족한 구색을 더 풍성하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옛 생각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찾아주세요. 우리 상인들도 최대한 친절하게 봉사하겠습니다.”
손님을 대하듯 웃으면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홍보하는 그에게서는 자신감마저 묻어난다.
이번 주말 한가위를 앞두고 오랜만에 공설시장에서 사람냄새 나는 전통시장 구경도 하고 경품의 행운까지 기대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