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16일 7천만 국민의 화합을 다지던 제82회 전국체육대회가 막을 내린지 반년이 지났다.
충남이 체전사상 최초로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성공한 체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 영광과 환희는 체전 준비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었다.
천안종합운동장 정문을 들어서면 당시 영광을 되새길 수 있도록 기념관이 설치돼 있다. 체전기념관에는 천안시가 그동안 제82회 전국체육대회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종합우승과 함께 체전을 끝내는 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기념물들이 전시돼 있다.
전국체전은 충남 전역에서 열렸지만 그 주도적 역할은 천안시의 몫이었다. 덕분에 천안시는 체전이 끝난 후 종합체육시설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받았다. 천안종합운동장은 천안을 비롯한 충남도민의 저력을 확인하는 상징물이다.
이러한 의미가 담긴 거대한 상징물을 하루도 빠짐없이 묵묵히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신재식 천안시종합체육시설관리사무소장을 비롯한 60명의 직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천안시민 여러분! 언제라도 저를 비롯한 종합체육시설 운영에 대해 비판해 주세요. 미흡한 점은 바로 잡겠습니다. 시설은 여러분이 주인입니다.”
스스로 ‘백석동 마당쇠’임을 자처하는 신 소장의 말이다. 언제라도 자신을 비판해 달라는 신 소장의 말에는 그의 시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담겨 있다.
“처음엔 시설 운영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 때문에 시설이용객들에게 간부급 직원들이 직접 보완할 점을 묻고 시정해 나갔다. 이용객들의 지적과 관리자들의 보완이 계속되자 시설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따가웠던 비난과 질책이 격려로 바뀔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스포츠도시 천안의 상징물, 인권비 포함 운영비 80% 자체조달(신재식/천안시종합체육시설관리사무소장)-
이러한 노력들로 지난 1월 개장한 천안종합체육시설은 당초 각종 우려를 말끔히 씻고 지난 9일(화) 현재 천안시 인구의 4분의1에 해당하는 10만8천6백27명이 유료로 시설을 이용했다. 평일인 지난 9일은 극심한 황사와 갑자기 뚝 떨어진 기후변화에도 불구 하루 이용객이 1천3백19명에 달했다.
주말이면 4천∼5천명의 시민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가족이나 각종 단체, 동호인들이 찾고 있다. 덕분에 관리소의 대부분 직원들이 주말도 거의 반납한 상황이다.
매일 새벽 6시부터 가동되는 시설은 밤 10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장을 한다. 그러나 이 날은 전 직원이 시설물을 청소하거나 점검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대부분 시민들이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이지만 일부 시민들은 애완동물의 배설물이나 자신의 쓰레기를 투기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
이처럼 격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주경기장의 육상트랙은 국내 최초로 국제공인을 받은 시설이다. 또한 시설 안팎에 조성된 공원은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단순한 체육시설이 아니라 전국 제일의 종합스포츠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간 19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권비를 포함한 연간 총 시설운영비는 24억원 가량. 그렇다면 80%는 자체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안양시 82%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또한 계속적으로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안양시를 능가할 수도 있다.
천안시종합체육시설은 전국체전이 끝나고 사후관리가 우려됐다. 그러나 이제는 스포츠는 물론 문화와 예술 그리고 새로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