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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교육지원청에서 단설유치원을 추진하는 가운데 어린이집 연합회에서 반발하고 있다. 단설유치원 대상인 배방초모습. |
아산교육지원청에서 배방읍에 추진중인 단설유치원 추진을 두고 아산시어린이집 연합회에서 경영난을 호소하며 인가 제한을 건의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아산시어린이집연합회(회장 장진환·연합회)는 지난 1일 아산시와 아산시교육지원청에 신규시설의 인가제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160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했다.
이 건의서는 최근 아산시교육지원청에서 배방초 병설유치원 4개 학급과 모산초 병설유치원 2개학급을 통합한 단설유치원을 배방초등학교 인근 교육청 부지에 설립하는 계획에 연합회가 반발해 제출된 것으로, 아산시교육지원청은 각 병설유치원 원생 150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특수교육학급만 1학급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연합회는 ‘2009년과 2010년도에 아산시내에 신규 보육시설 및 유치원의 신축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보육시설에서는 이미 정원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있으며 상당수 민간보육시설은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다수 보육시설에서 겪고 있는 우수보육교사 구인난과 함께 정원미달 사태로 인한 경영난이 더욱더 어려워지기 이전에, 아산시내 각 지역별로 보육수요와 인가정원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신규시설 인가제한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조속히 신규시설의 인가 제한 조치를 취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아산시교육지원청에 제출한 건의서에는 배방초교 병설유치원과 모산초교 병설유치원을 통합한 단설유치원의 설립계획과 관련해 지역주민 및 밀접한 이해관계 당사자인 사립유치원과 사립보육시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으로 200석 이상의 공개석상에서 공청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배방지역 아동충원률 65.1% 불과…경영난, 인력난 심각
연합회에 따르면 아산시의 보육시설은 8월말 현재 359개소로 2009년 77개, 올해 60개소의 신규보육시설 및 유치원이 신축됐으며 우수보육교사의 이직 증가와 원생들의 정원미달로 재정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8월 현재 배방읍지역은 운영중인 보육시설이 93개소, 병설유치원 5개소, 사립유치원 2개소로, 보육시설 3개소, 사립유치원 1개소가 신축 중이며, 배방읍 지역 보육시설은 정원의 81.7%, 병설유치원 89.6%, 사립유치원 85.5% 등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운영하고 있고 내년 3월이면 보육시설 정원이 4794명에 현원이 3121명으로 1672명의 정원이 남아 정원대비 충원률이 65.1%에 불과하게 된다고 예상했다.
이에 연합회는 ‘현재 병설유치원의 정원이 그대로 유지되기에 수혜아동은 증가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시설신축비 20억이상과 매년 인건비 및 시설관리비로 5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전형적인 예산낭비의 표본이며 교육청의 인사승진자리 확보용이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며 ‘배방읍지역은 사립시설이 거의 없는 보통의 농어촌 지역과는 상황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단설배방유치원의 설립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전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서울·경기권이나 천안은 인가제한을 시행하고 있어 그쪽에서 못하는 사람들이 아산으로 유입해 크게 시설을 짓고 있다. 교사 수급난도 심해져 이직도 심하고 관내에서 우수교사를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사립 보육시설이 국가에서 보조를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기본보육료밖에 없고, 시설보조나 개보수 등 시설에서 직접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운영도 어렵고 교사들 처우개선도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아산시 보육시설 평가인증률 전국 최하, 보육환경개선 필요해…단설유치원 추진도 주민의견 수렴 끝났어
하지만 이같은 연합회의 요구에 대해 관계 기관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산시 가정복지과 김수정씨는 “기존에 하고 있는 사람들은 정원충족과 교사확보를 위해 제한해야 한다고 하지만 신규로 희망하는 사람은 더 나은 시설과 교육으로 자율적인 경쟁을 통해 학부모들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에도 아산시보육정책위원회에 인허가 제한 요청이 상정됐지만 보류된 바 있는데 지역간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올해 다시 상정해서 검토해야 할 것 같다”며 “사실 아산시가 국가에서 시행하는 보육시설 평가인증률이 전국 최하수준이기 때문에 교육환경 수준을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속적으로 장려하고 신청률도 늘었지만 연말이 돼봐야 인증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아산시교육지원청 역시 연합회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배방지역의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단설유치원 설립을 추진하게 된 것이고 8월9일~13일까지 모산초, 배방초, 금곡초, 동방초, 연화초 등 병설유치원이 있는 5개 학교의 학부모들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3911명 중 3850명(98%)가 찬성하고 61명만 반대해 압도적인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 반대이유도 시설이 너무 많아서가 아니라 시설이 멀어지거나 형제가 같이 다니기 어려워서라고 밝혔다.
또 병설유치원의 경우 초등학교와 시설을 같이 사용하기 때문에 유아 전용 시설과 교육과정을 위해서 단설유치원 설립이 필요하고, 교과부의 유아교육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라 인구유입 지역 중심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아산교육지원청 허윤정씨는 “지난 3일 충남도교육청에 시설계획을 올렸는데, 배방지역 외에도 북부 단설유치원을 설립하기 위해 폐교된 백석포초를 활용해 인근 영인초, 인주초, 신화초, 금성초 병설유치원 통합하는 단설유치원 계획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반대의견이 없이 잘 진행됐다. 배방지역도 사실 주민들이 보낼 유치원이 없다는 민원을 제기해서 추진한 것”이라며 “사립유치원이나 보육시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도시내 저소득층과 장애유아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기존 병설유치원 수용규모 수준으로 설립되고 교사도 기존 교사에서 원장과 특수교육교사만 채용하기 때문에 사립기관의 경영난이나 인력난을 가중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배방지역의 한 학부모는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유치원이 신설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육아만 생각하면 상관없겠지만 교육적인 면에서 기존 어린이집보다는 전문적인 자격증을 갖춘 교사가 근무하는 것이 더 믿음직스럽다”며 “교육환경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신설을 제한해 운영여건을 보장받으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안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