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민, 천안·아산시민들의 많은 지지와 기대를 모았던 친환경 무상급식에 얘기치 않은 제동이 걸렸다. 한나라·자유선진당 운영위원들의 반대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한 방한과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이 무산된 것이다.
교육의원·민주당 전원찬성 VS 한나라·선진당 전원반대
충남도민, 천안·아산시민들의 많은 지지와 기대를 모았던 친환경 무상급식에 얘기치 않은 제동이 걸렸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한 방한과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이 무산된 것이다.
당초 발의과정에서 전체 45명의 충남도 의원중 32명이 서명한 안건이어서 충남도의회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진환)가 내린 이같은 결과는 상식적으로 아이러닉한 결과다.
반대의견을 주도한 충남도의회 김용필 의원(비례·선진당)은 “급진적으로 추진될 경우 그동안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체계마저 붕괴될 수 있다. 점진적으로 하자. 지금 특위를 구성하는 것은 문제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신임 안희정 충남지사와 충남도교육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한 준비 작업에 걸린 이번 제동은, 당리당략적인 이유가 없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찬성4 VS 반대6
충남도의회 운영위원회는 1일 오전 10시 회의를 열고 '제237회 정례회' 일정 및 안건을 논의·의결했다. 12개 처리안건 중 논란이 된 것은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처리에 관한 건.
하지만 의원들은 찬반 토론 뒤 표결을 한 끝에 찬성 4명, 반대 6명(전체 11명 중 박상무 선진당 의원은 회의 불참)으로 구성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회의에 참석한 10명의 운영위원 중 김지철(천안·교육의원), 맹정호(서산·민주당), 유병국(천안·민주당), 임태수 의원(연기·민주당)이 찬성 의사를 밝힌 반면 장기승(아산·선진당), 유기복(홍성·선진당), 김홍열(청양·선진당), 김정숙(비례·한나라), 김용필(비례·선진당), 이진환(천안·선진당) 의원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교육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찬성한 반면 한나라당과 선진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 특별위원회 구성안'은 특위를 구성해 충남도내 학생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기 위한 세부계획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2012년 12월까지 단계적 예산 확보 방안 마련, 친환경 농산물 생산 및 유통 체계 구축, 식생활교육 지원 관련 조례 제·개정, 각 시군별 학교급식협의회 구성 등을 통합적으로 추진하자는 안이다.
결의안엔 서명하고, 운영위서는 반대표?
표결 직전 반대토론에 나선 김용필 의원은 “충남도내 무농약과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가 수는 2827호로 2.1%에 불과하고, 무기농에서 유기농 인증까지는 8년여가 소요된다”며 “다른 시·도에서 충남으로 친환경 농산물이 유입되고 있는 때에 급진적으로 친환경 농업을 확대할 경우 현재 생산체계마저 붕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재정도 어렵고 친환경 농산물 생산도 원활하지 않은 만큼 현재 시점에서는 반대하며 점진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의안을 대표 발의한 임춘근 교육의원은 “지금 당장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자는 게 아니라 단계적인 계획을 수립해 우선 가능한 부분부터 차근차근 해나가자는 것”이라며 “단계적으로 충실한 추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자는 것을 급진적이라는 이유로 부결시킨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지철 교육의원도 “발의안엔 서명하고 운영위에서는 반대표를 던진 의원도 있다. 왼손으로 찬성하고 오른손으로는 반대하는 꼴이다. 안희정 도지사의 주요 정책에 대한 발목잡기성으로 당략에 의한 움직임이 아니었나 의심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교육위원회 위원장 인선 이후에 있었던 민주당과 교육의원들의 반대성명, 등원거부 등에 대한 보복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의장 직권으로 상정하라!’
시민사회의 실망과 반발은 즉각적이다.
안전한 학교 급식을 위한 충남운동본부(상임대표 김영호)는 2일 바로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특위구성 부결은 친환경무상급식을 열망하는 200만 충남도민을 기망하는 것이며 지난 27일 도지사와 도교육감간의 무상급식 추진합의라는 반가운 소식을 접한 도민여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규정했다.
이어서 ‘자유선진당 소속 운영위이 제기한 도내 친환경무상급식 생산기반이 아직 구축되지 않아 타 지역의 농산물이 도내로 유입돼 농가타격이 우려돼 부결처리 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친환경무상급식을 통한 로컬푸드 시스템의 경제 선순환을 오히려 농가타격 운운하는 것은 지금 이대로 농업말살을 두고 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충남운동본부는 ‘지방선거를 통해 친환경무상급식은 거스를 수 없는 민심의 흐름임을 인식했음에도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다시 한번 충남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보인다. 의원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자가당착에 빠진 의원들은 200만 충남도민에게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지역 200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안전한 학교 급식을 위한 충남운동본부’는 충남도의회 의장단 면담을 요구하는 한편, 의장직권으로 이번 정례회에 상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