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거초등학교(교장 양문석) 축구부가 창단 15년만에 전국소년체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거두며 충남 유소년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성거초등학교(교장 양문석) 축구부가 창단 15년만에 전국소년체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거두며 충남 유소년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소년체전 3일전에 마무리된 전국 최대 규모의 유소년 축구대회 ‘화랑대기’에서 4·6학년 우승으로 올린 기세를 전국체전까지 이어간 것.
이로써 성거초는 2010 상반기에 열린 가장 큰 두 대회에서 가장 빛나는 팀이 됐다.
드라마 같았던 소년체전 결승전
참가한 16개 팀이 4일간 매일 한경기씩 토너먼트 전을 치러야 하는 소년체전.
불과 3일전 화랑대기에서 혈전 끝에 우승했던 성거초 축구부는 내심 체력적인 문제가 우려되기도 했다.
4강에서 우승후보 전주 조천초를 승부차기 끝에 이기고 결승에 오른 성거초는 전력상 우위로 평가받는 서울 신정초를 상대로 맞았다.
전후반 공방을 주고 받으며 0대0으로 팽팽히 맞섰던 두 학교는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다시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여기서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힌 김 현(6년) 선수의 선방이 눈부시게 빛났다. 4강에서도 승부차기를 승리로 이끌었던 김 현 선수는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를 실망시키지 않고 5대4의 귀중한 승리를 지켜냈다.
이외 곽호승, 조문수, 정우진, 박주윤, 조용일, 이지성, 박민서, 윤동권, 손석용, 임성현, 김재웅, 이현준, 김민재, 김주원, 최경중, 임혜성, 이재군, 배지혁 선수 모두가 하나로 똘똘뭉쳐 기대에 보답했다.
이번 대회 내내 직접 북을 치며 선수들을 응원했던 류창기 천안교육장과 김동준 천안체육회 사무국장, 선수들과 숙박을 같이 하며 끊임없이 독려했던 양문석 교장, 끝까지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는 학부모들은 내리는 비를 흠뻑 맞으며 우승의 행복에 취했다.
심재석 감독은 “학부모님들과 학교의 기대에 부응하게 돼 너무나 기쁘다. 가르침에 잘 따라주고 수고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돌리고 싶다”고 밝혔다.
김종성 교육감은 바로 축전을 보냈고 학교에는 특별 포상금이 지급됐다. 26일에 별도로 시상식이 치러지며 코칭스태프들에 대한 격려·시상도 있을 예정이다.
성거초는 그동안 마라톤의 이봉주 선수가 빛낸 명성에, 이번 성과를 더하면서 ‘스포츠명문 초등학교’를 꿈꾸고 있다.
스포츠 명문으로 부상하는 성거초
1996년 창단된 성거초 축구부는 수많은 난관을 겪어내다 지난 2006년 경부터 전국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축구 명문교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2005년에 MBC전국유소년대회 3위 ▶2006년 도민체전 ,충남소체우승 전국소년체전 충남대표 8강 ▶2007년 전국 춘계칠십리배 우승, 전국 대구시장기 준우승, 러시아 국제유소년대회 우승, 전국 추계 유소년연맹전 준우승 ▶2008년 전국 춘계칠십리배 준우승, 화랑대기 전국유소년대회 준우승 ▶2009년 충남 동원컵 준우승, 화천페스티벌 준우승, 수원컵 우승 등.
과거에는 선수수급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지만, 최근에는 입단테스트를 치를 만큼 유명세를 안게 됐다. 하지만 주요 대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2% 부족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던 게 사실이었다.
양문석 교장.
양문석 교장은 “그동안 부족했던 2%를 찾아내려고 부던히 애를 썼고 결국 해답을 찾은 것 같다. 투자의 3요소인 시간, 지원, 열정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적용하는 게 관건이었다”고 밝혔다.
양 교장은 “헌신적인 학부모님들을 비롯해 학교·교육청의 물심양면 지원, 전 구성원들의 믿음과 인내가 이런 성과의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코칭스태프의 지도력이 더해지면서 전국소년체전 최초로 충남지역 초등학교가 우승이라는 영광을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완공된 인조잔디 구장과 축구부 휴게실 완공 등 시설 인프라 개선도 안정적인 훈련에 큰 힘이 됐다. 올해도 예산을 지원받아 운동장 보호막이 설치될 예정이며, 향후 야간조명 설치를 건의 추진할 계획이다.
성거초 운동장에는 육상레인이 직선코스로 단 두 레인에 불과하다. 전체가 초록색으로 반짝이는 학교 운동장은 마치 축구 전용구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골대와 학교 건물이 가깝다 보니 유리창도 자주 깨진다. 한달에 드는 보수비가 40만원 정도나 될 정도다.
하지만 이런 지원들이 선수들의 노력을 만나게면서 결국 지역의 큰 자랑꺼리가 됐다.
성거초 축구부에 투자하고 성원해 주세요
심재석 감독은 이런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투자와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재석 감독
축구의 인기와 대표팀에 대한 성원은 최고지만 학원 축구, 유소년 축구에 대한 지원 부족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기 때문이다.
“프로팀이 연고하고 있는 지역은 유소년 축구도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그런 지역이 아니라도 천안시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스포츠 도시를 표방하는 천안시 아닌가. 시세가 훨씬 작은 이천이나 용인만 하더라도 천안시의 몇배나 많은 재원을 투자하고 있다. 천안시청 축구팀 소요예산의 단 몇%만이라도 유소년 축구에 투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문석 교장도 “이런 영광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거초등학교는 올해부터 3년간 ‘공부하는 학생선수 육성 교육과학기술부 요청 도지정 시범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운동과 공부를 함께 병행하는 학생 선수를 육성하고자 맞춤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해 학생들의 학력과 인성, 그리고 운동 능력까지 함께 성장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성거초는 이를 위해 축구부, 배구부 학생선수를 위한 맞춤형 교재까지 제작했다.
운동부 학생들은 낮에는 운동장에서 코치들과 훈련을 하고 저녁 7시가 되면 공부를 시작한다. 학습 수준별로 모여 월·수·금요일은 교과 학습을, 화·목요일은 ITQ 한글 자격증에 도전한다. 매일 네 명의 교사들은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며 학력 신장에 매진하고 있다.
여러모로 명실상부한 스포츠 명문교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진희 기자>
대회 최우수 선수 김 현(13)
“반데사르 같은 선수가 되고 말래요!”
전국체전 축구대회 mvp 김 현 군.
오른손에 둘러져 있는 깁스.
김 현 선수가 팔을 다친것은 화랑대기 8강에서다. 코칭스태프는 무리할 이유가 없다고 말렸지만 현이는 곧바로 열린 전국체전에서 출전을 강행했고 결국 4강과 결승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선방을 펼치면서 대회 최우수 선수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4학년때부터 축구를 시작한 현이는 영국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문장, 반데사르를 가장 좋아하는 꼽았다. 현이의 꿈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언제부터 골키퍼를 보게 됐나?
-원래 시작은 수비수(DF)로 했는데, 감독님의 권유로 5학년때부터 골키퍼로 활약하게 됐어요. 대회에 많이 나가고 좋은 성적도 거두면서 포지션에 대한 애착도 많이 갖게 됐어요.
▶골키퍼라는 포지션의 매력이라면?
-제2의 감독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수비벽을 쌓고, 공격을 독려하고, 공수를 조율하는 등 팀을 움직이는 그라운드의 지휘자라고도 할 수 있어요.
▶승부차기에 유독 강한 것 같은데?
-승부차기는 골키퍼가 가장 빛날 수 있는 순간이잖아요. 내가 잘하면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으니까요. 키커에 신경을 쓰기보다 ‘이걸 막으면 이긴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해요. 그러면 집중력도 더 좋아지는 것 같고요.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면?
-반데사르 선수요. 키가 크고 나이도 많지만 순발력도 여전히 좋잖아요. 게다가 킥까지 길~고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국내에서는 정성룡 선수를 제일 좋아해요. 배울 점도 많고 또 코치님 친구거든요.(웃음)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2학기에 있을 왕중왕전, 육참총장배 등 남은 대회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거예요. 흠, 또 빨리 키가 컸으면 하고요(주, 현재 현이의 키는 154㎝정도다). 앞으로도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싶어요.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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