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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반대 대전충남목회자 금식기도회에서 만난 노준래 목사는 “‘무더위’와 ‘비바람’ 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무응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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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래 목사는 공주 금강보 건설현장 부근에 마련된 금강선원에서 벌이고 있는 금식 기도회에 참여했었다.
“금강선원에서 금식 때는 너무 더워 고생했는데 오늘은 비가 내려 오히려 수월하네요. 할 만 합니다.”
그런 그에게 고통스러운 것은 무더위와 비바람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문제에 대해 ‘대화에 응하겠다’고 하더니 아직까지 누구와도 대화하자는 얘기가 없어요. 밤낮없이 4대강 공사를 벌이면서 대화는 하지 않으니 이게 가장 답답할 뿐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자연과 생명을 개발업자의 이익에 밀려 파괴되니…. 이 순간에도 줄어갈 생명과 환경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노 목사가 생각하는 4대강 사업 논란에 대한 해법도 ‘대화’ 였다. 대안으로 ‘시범사업’을 제시하기도 했다.
“공사를 일단 중지하고 대화하자는 겁니다. 우려가 많으니 공사를 하더라도 시범적으로 한 두 곳만 해보고 문제가 없다면 확대해도 늦지 안잖아요. 한꺼번에 4대강을 파헤쳐 놓는 것은 누가 봐도 문제가 있습니다.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금식기도를 하고 있는데 이 대통령은 아직도 응답이 없네요.”
“정부 ‘대국민홍보’, 진실은 빼고 일방적인 내용만 홍보”
그는 정부가 대화에 응하려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국민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오죽했으면 100명의 시민사회원로들이 이 대통령 퇴진운동을 하겠다고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이 대통령과 정부에게 기대를 접지 않았다.
“저희 아버님은 6·25 참전용사이고 국가유공자입니다. 저 또한 병역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나라를 사랑하는 평범한 사람 중 한명입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평범한 시민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랄 뿐입니다”
4대강 반대 천막기도회장을 오가는 시민들의 대부분은 ‘애쓰신다’고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다만 ‘빨갱이 목사 아니냐’고 항의하는 시민들도 가끔 있단다.
노 목사는 시민들의 반응을 기자에게 소개하면서 시민들에게 역으로 이렇게 당부했다.
“정부가 하는 일에 시민들이 방관자가 아닌 주인으로 목소리를 내길 바랍니다. 후손을 생각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의사를 표출해 주십시오.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의 의견이 많은 데 대해 대국민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대국민홍보라는 게 진실은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부 입장만 알리는 방식입니다. 시민들이 양심적 학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위정자들의 잘못된 정책을 바꿀 수 있도록 발언해 주십시오.”
빗줄기가 다시 거세졌다. 천막 안 작은 탁자 위에는 십자가 및 성경과 함께 ‘강은 살아있다’는 제목의 책이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