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목) 천안교육청 대강당에서는 ‘천안지역 지역아동센터 10주년 기념토론회’가 열렸다.
천안지역에 아동센터가 뿌리내리기 시작한지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난달 29일(목) 천안교육청 대강당에서는 ‘천안지역 지역아동센터 10주년 기념토론회’가 열렸다.
‘빈곤아동의 삶을 지원하는 천안지역 지역아동센터의 10년 그 역할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류창기 천안교육장, 김동욱 천안시의장과 시의원들 및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어려운 여건속에서 빈곤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보람과 애로를 토로하며 보다 나은 업무환경을 위한 제언들을 내놓았다.
‘지역아동센터, 국가와 빅딜을 하자’
기조발제자로는 이태수 교수(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가 나섰다. 이 교수는 ‘빈곤아동의 행복한 삶을 지원하는 지역아동센터’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했다.
그는 지역아동센터 발전을 위한 제언이라며 ‘빅딜’론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빈곤아동을 포함 우리사회의 아동들을 보호해야 할 최종적인 사회적 책임은 마땅히 국가가 져야 한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가 필요로 하는 비용을 국가가 100% 부담하지 않으면서 민간복지시설 운영자로 어디까지 책임을 묻고 있는가에 고민해 봐야 한다”며 화두를 던졌다.
빅딜론의 핵심은 기존 지역아동센터는 합리적인 평가틀에 의한 엄밀한 평가를 수용해 법인으로 전환하고, 국가는 예산을 대폭 확충해 검증된 공공적 성격의 센터에는 운영비 전액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이외에도 ▷지역아동센터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정체성 확립 ▷지역아동센터 인력배치 및 자격기준 재검토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국가책임, 재정지원 확대 ▷지역아동센터를 둘러싼 공공전달체계 확립 등을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열악한 지역아동센터, 개선이 절실하다’
대부분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상황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상당히 어려운 형편이다. 일각에서는 ‘시설장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는 개탄까지 나온다.
예를 들어 40명이하의 아동을 보살피는 지역아동센터는 대략 월 300여 만원의 국비가 보조되는데 이중 25% 이상은 프로그램 운영비로 써야한다. 또 1명의 시설장과 1명의 사회복지사를 두어야 하며 이들에 대한 4대 보험도 책임져야 한다.
이렇다보니 대부분 시설장은 급여가 없거나 극미한 경우가 많고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종사자들이 속출하기 일쑤다.
지난 2000년부터 운영된 천안의 지역아동센터는 2003년까지는 순수자부담으로 센터를 운영해왔다.
2004년 법제화 이후에야 9개 센터에 월 60만원 정도의 국고가 지원되기 시작했고 2005~2006년에는 월80만원, 2007~2008년 사이에는 센터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월 200만원이 지원됐다. 2009년에는 센터의 규모와 아동수에 따라 200만원~320만원까지 차등지원을 받았다. 2010년부터는 월210만원~400만원까지 지원규모가 차등화 되어있다.
이경희 중앙파랑새지역아동센터 센터장은 ‘천안지역아동센터 10년, 그 성과와 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센터의 역사부터 이런 현황까지를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천안지역에는 총 47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적 시선은 낯설기만 하다. 국가와 지자체가 제반여건을 마련하고 빈곤위기가 많은 지역, 아동들을 지원할 자원이 거의 없는 지역부터 지역아동센터를 설치해야한다. 또 실무자들의 처우개선과 지속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공계순 교수(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도 ‘빈곤아동의 인권이 존중받는 기틀만들기’라는 주제로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공 교수는 “지역아동센터는 앞으로 아동의 건강증진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내 보건의료기관들이 적극 참여하는 ‘빈곤아동 건강증진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 중 약 30%의 아이들만 대학에 진학하는게 현실이다. 서둘러 대입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지사의 공약이행 점검하자’
이날 토론회에는 천안시의 김수열 여성가족과장도 토론자로 나섰다.
8월1일부터 주민생활지원과장으로 일하게 된 김수열 여성가족과장은 “공공영역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과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복지분야에서 민간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아동들의 보호를 위한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기 바란다. 또 시와 지역아동센터가 ‘협력해 선을 이루는’ 동반자이자 협력자의 모습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종한 의원은 천안시의회 대표로 예산확보 의지와 종사자들의 근무환경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전 의원은 “2009년 아동예산은 103억 정도로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빈곤아동에 특화된 천안시만의 시책사업이 빈곤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아동·보육담당 공무원의 인력부족을 지적하고, 빈곤아동 실태 및 욕구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안희정 도지사는 후보시절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처우개선 수당 지급▷ 지역아동센터 급식비 예산 우선 편성 ▷지역아동센터 시설환경 개선 및 교구교재비 지원 등을 공약했다”며 “이후의 추진상황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나를, 내 꿈을 만들어준 지역아동센터’
오랜 기간 아동복지와 지역아동센터 관련 업무에 열의를 보여 온 ‘미래를 여는 아이들’ 김소연 사무국장은 “지역아동센터는 지금껏 사업중심이 아닌 아동중심으로 일을 해 왔다. 향후 10년은 그 성과를 중심으로 보다 체계적인 변화가 필요 할 것”이라며 “민관이 서로를 이해하고 모자란 부분을 채워줄 때 빈곤위기 아동들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에서 대학생이 된 김설희 학생(나사렛대학교 사회복지학과)이 토론자로 나서 참석자들의 감회를 새롭게 했다.
김설희 학생은 “지역아동센터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고 꿈을 만들어준 발판이 된 곳”이라며 “지역아동센터는 지금도 누군가의 추억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가 꿈꿀 수 있게 해주는 발판이 되어 가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하고 그 친구들이 더 많은 꿈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