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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고싶은 도시 천안을 만듭시다

등록일 2002년04월0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좌로부터 요시코, 요코, 지애, 나쯔미 4명의 일본 유학생. 이들은 앞으로 4년간 한국과 천안 체험을 계속할 계획이다. ◆외국인이 본 천안, 천안사람 선문대학교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있는 마쯔모도 요시코(21)와 그녀의 같은과 동갑내기 친구 지애, 나쯔미 그리고 경영학부의 요코 네명의 깜찍하고 발랄한 신세대 일본인 유학생들을 천안시 원성동에서 만났다. 지구촌 축제인 한·일 월드컵이 이제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천안시는 비록 월드컵 개최도시는 아니지만 우루과이 국가대표팀 훈련캠프와 독립기념관, 현충사, 온천단지 등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 중 언제나 1순위를 차지하는 일본인들은 한국을 그것도 천안을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네명의 일본 아가씨들에게 들었다. 우선 한국 유학생활중 가장 좋은 점을 묻자 물건값이 싸고 음식이 맛있었다는 것과 천안사람들은 친절하고 정이 많다는 말을 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인정이 많은것 같아요. 언젠가 서투른 한국어로 길을 묻자 자세하게 길을 안내해주던 친절했던 한국인(천안시민)에 대한 기억이 있어요. 참 고마운 분이었어요.” 한국인 정서에는 나그네가 길을 물어오면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나서도 길을 제대로 찾았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생긴다. 또한 모르는 길을 물었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바로 이것이 한국인 내면에 흐르는 인정이 아닐까. 한국인에게 흐르는 ‘친절’과 ‘인정’의 미덕은 모든 시민들의 노력으로 사람을 상품화할 무한한 가치를 지닌 우리만의 독창적인 무형자산이다. 유학생활이 이제 1년정도 지났다는 이들은 의사소통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서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특히 IMF 이후 달라진 한국인들의 생활습관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었다. “일본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음식점에서 한국 사람들은 연장자나 선배 등 어느 한 사람이 음식값을 지불한다고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IMF 이후 각자 부담하는 풍속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어요.” 요시코가 말하자 그의 친구들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일본에서는 와리깡(각자부담)하는데, 한 사람에게 너무 큰 부담이 아닐까요.” 어느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한국의 ‘내가 쏜다’라는 문화는 ‘품앗이’이론을 설명해 주면 간단하다. 그 이면에 ‘국채보상운동’이나 ‘금모으기행사’같은 우리 민족의 근검정신도 곁들여 설명하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쓸땐 쓰고 아낄땐 아낄 줄 아는 민족성을. 또한 한?일 양국간 암울했던 역사적 사실은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인해 비롯됐다는 점과 당시 한국인들을 커다란 고통에 시달리게 만들었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다. 심지어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유관순 열사 등 한국의 역사인물과 그들의 업적까지 논할 정도였다. 좀 더 폭넓은 역사지식을 통해 그들과 토론이나 부연설명을 할 수 있도록 역사의 문제인식과 교육도 필요할 듯 보인다. 반대로 천안에서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나 개선할 점은 없었는지 질문하자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거리를 비롯한 전체적인 분위기는 일본과 달리 어딘지 모르게 산만하고, 건물은 낡고 더럽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화장실이 가장 불편했어요.” 네명의 일본인 유학생들은 화장실에 휴지가 없어 당황스러웠던 기억과 악취와 지저분한 내부풍경을 떠올리며 이야기했다. 지난해 제82회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하며 천안시는 ‘환경정비 사업’과 ‘기분좋은 화장실만들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물론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눈엔 음식점이나 공중화장실 심지어 공공기관까지도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지속적인 개선노력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이들은 사전양해도 구하지 않고 다른사람의 물건을 만지거나 집어쓰는 한국인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그러한 행동에 어떤 악의는 없겠지만 상대방에게 큰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주지해야 할 것이다. 외국인들은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에서 감동을 느끼는 반면, 불쾌감도 느낄 수 있다. 그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면 다시 찾고싶은 천안이 될 것이고, 반대로 불쾌감만을 안겨줬다면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도시가 될 수도 있다. 천안을 다시찾고 싶은 국제도시로 만들기 위해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우리 스스로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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