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광초등학교 급식실 모습. 이미 테이블이 꽉 차서 비좁아 보이는데 제2급식실의 폐쇄로 학생들의 식사장소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
신광초등학교 제2 급식실이 위생상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폐쇄됐다.
신광초등학교는 제1급식실이 비좁아 3~4년 전부터 급식실 옆의 일반 교실을 제2급식실로 사용해 왔다. 문제는 제2급식실이 급식실로서의 설비를 갖추지 않고 일반교실에 식탁과 의자만 비치해 사용해온 것.
신광초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제2급식실을 사용하면서 위생과 식품안전을 위해 방충, 방서를 위한 시설과 출입구에 에어커텐 등을 설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면의 칠판도 그대로 놓아둔 채 본래교실에 들어오던 전화선과 텔레비전 케이블 등을 봉지에 묶어 놓고 사용하고 있다”며 “학교 인근에 축사가 있고 교실 뒤켠에 잔반통을 비치해 파리와 모기 등의 벌레들이 많아 손으로 쫓으며 밥을 먹어야 할 정도다. 바닥도 나무복도 그대로 사용해 잔반을 흘릴 경우 얼룩과 악취가 남아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측에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설개선을 미루고 그대로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이 교사에 따르면 제2급식실을 급식실로 사용하려면 최소한 방충망과 냉방시설, 에어커튼과 바닥재도 냄새제거 및 미생물생성 방지기능이 있는 재료로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급식실은 급식에만 사용해야하는데 제2급식실은 급식이 끝나면 바이올린부 등의 방과 후 교실로 사용돼 위생상 아주 해로운 상황”이라며 “분명 아산교육청에서 관리감독을 했을텐데 지속적으로 사용해온 것은 형식적인 감독이 아니었나 생각된다”고 관리감독의 소홀함도 지적했다.
|
제2급식실 모습. 방충망도 없고 일반 교실에 식탁만 놓고 사용하고 있다. |
학교측, 위생문제? 폐쇄하면 그만…비좁아진 급식실 어찌할지
기존 제1급식실의 시설 개선과정에도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학교급식법 제8조와 9조와 2010학년도 학교급식 기본운영계획(충청남도)에 따르면 ‘급식설비·설비비, 유지비는 당해 학교의 설립·경영자가 부담(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야 한다.
그럼에도 학교회계 예산 편성시 급식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채 수익자부담경비인 학교급식비에서 급식기구 구입, 유지비로 급식실 방충망 교체 등 580여 만원의 예산을전용하고 이 사실이 감사에 지적됐지만 담당자에게 ‘주의촉구’만 통보하고 전용했다는 주장이다.
즉 학부모들이 내는 급식비는 온전히 학생들을 위한 급식에만 사용돼야 하는데 그것이 시설비로 전용되고 비어진 금액을 채우지 않아 결국 급식 부실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급식비 1000원을 냈으면 아이들에게 1000원어치 급식을 줘야 하는데 학교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시설부문에 사용하면, 결국 그만큼 아이들에게 부실한 급식이 나가는 것”이라며 “설마 식중독이라도 걸리겠냐는 안일한 생각이 문제다. 제2급식실을 설비기준에 맞춰 리모델링해 사용해야 한다. 비용은 그리 많이 들지 않는 것으로 안다. 학교 의지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리모델링을 촉구했다.
|
식사장소 바로 뒤켠에 잔반통이 있어 위생상의 문제가 지적됐다. 바닥도 잔반을 흘린 얼룩이 걸레질로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
하지만 학교측은 리모델링 보다는 폐쇄를 선택했다.
학교측 관계자는 “지난 14일(수)부터 제2급식실을 폐쇄했다. 제1급식실이 조금 좁기는 하지만 어려워도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고 제2급식실은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며 “한 때 1000명의 학생이 사용했던 장소다. 지금은 700명이고 2007년 남성초와 분리한 후 학생수가 감소하는 추세여서 당장의 리모델링 계획은 없다. 장기적으로 체육관이 신설되면 급식실도 신설하는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의 제2급식실의 폐쇄로 위생상의 문제는 막을 수 있겠지만 비좁은 제1급식실의 문제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안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