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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 교육을 망치는 제도”

전교조, 충남지부 ‘아산교육청 일제고사 독려용 상품권 지급’ 주장

등록일 2010년07월1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오늘(13일) 치러지는 일제고사를 두고 전교조 충남지부를 비롯해 지역의 시민단체들의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부모들에게 반대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

오늘(13일)부터 치러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이하 일제고사)를 앞두고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이번 시험을 앞두고 0교시와 7~8시 수업과 노는 토요일을 없애고 자율학습을 실시하는 등 무분별한 수업연장으로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사전모의고사까지 준비하는 학교까지 발생하는 등 수업 전반적인 파행을 야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아산교육청에서는 대상학년인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에서 격려차원에서 상품권을 지급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5월과 6월 아산교육청에서 주관한 기초기본학력증진을 위한 연수에 참가한 교사에 따르면 “일제고사를 앞두고 학력 증진을 이룬 학교를 선정해 사례 발표를 하고 다른 학교가 어떻게 일제고사 대응 계획을 세웠는지, 그래서 학력 증진이 얼마나 됐는지 등 학력증진을 위해 이렇게 하라는 내용과 일제고사에 올인하라는 내용의 연수였다”며 “0교시 운영, 보충수업 운영 등의 사례 발표와 일제고사 ‘100일작전’ ‘90일작전’ 등 내용도 구체적이었다"고 밝혔다.

상품권 주면서 일제고사 준비하라니…완성학년 담임 노고 위로한 것 뿐

특히 연수 중간 교육청 관계자가 ‘노고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문화상품권을 준비했다’며 2만원짜리 문화상품권을 지급한 것에 대해 전교조 충남지부는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일제고사를 위해 독려자금으로 쓰였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전교조 충남지부 이영주 정책실장은 “200명한테 2만원씩 400만원을 지급한 꼴인데, 교사들 고생하지만 초과근무수당 지급된다. 교육청예산은 학생들을 위해 쓰라고 세금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이처럼 사용하는 것은 교직 15년만에 처음 보는 일”이라고 비난하며 “교사들 입장에서도 2만원이란 돈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을 표창하는 것은 봤어도 이처럼 무차별로 살포하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또 “이번 일제고사는 학력신장이 아니라 단순히 시험을 잘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초등학생의 경우 4~6학년의 광범위한 과정을 단기간에 일정한 패턴의 문제를 단순반복하는 문제풀이만 하고 있다. 오히려 공부에 대한 짜증만 생기고, 2달간의 준비기간 동안 정규수업의 진도를 맞추려면 정규시간 숙제에 보충수업 숙제까지 해야하니 아이들도 지치고 교사도 지친다”며 “재작년 꼴찌에서 지난해에 단기간 벼락치기로 중위권의 성적을 냈다. 이런 기조효과와 단순반복훈련의 효과 두가지를 노리는 것인데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상승은 쉽지만 상위권으로 도약은 어렵다. 그런데 과도하게 목을 매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시험은 학교별로 등수가 공개되기 때문에 학교장들도 사활을 걸고 과다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오죽하면 교장들도 극심함 스트레스에 전교조가 나서서 일제고사를 막아달라고 할 정도다. 학업성취도 본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줄세우기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며 “평상시의 실력으로 시험을 봐야 전체적인 학력수준 평가가 되는데 마치 초등학교 6학년 애들한테 고3 수능준비를 시키는 형태로 공부를 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지적에 교육청 당국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

아산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6학년 담임 118명은 5월 말에, 중학교 3학년 담임 90명은 6월 중순에 1만원짜리 상품권 2매씩 지급했다. 이 예산은 기초기본학력신장 연수예산으로 포괄적으로 집행한 것이지 시험을 잘보라고 지급한 것은 아니었다”며 “초등 6학년이나 중등 3학년은 학력신장뿐 아니라 생활지도, 진로지도 등 정책적인 변화와 업무가 많아지기 때문에 완성학년이라는 말을 쓸 정도로 교사들의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격려차원에서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예산은 연수 운영비항목의 성격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갈 예산이 전용된 것이 아니다. 또 등수발표도 초등은 지역교육청, 중·고등은 시·도교육청 단위로 발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제고사는 바라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다. 국가차원에서 학력이 어려운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평가제도인데 교사들의 업무를 지원해야 하는 교육청의 입장에서는 학력신장을 독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교육실천연대 일제고사 반대 현장체험학습 강행

한편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아산학부모회 등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충남지역의 시민단체 33개 단체가 연계한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이하 실천연대)’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시험 당일인 오늘(13일)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현장학습을 나가겠다고 밝혀 교육당국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천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7월 13일~14일 일제고사를 앞두고 충남지역 학교들의 교육과정 파행은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는 초등학교에서도 일제고사에 따른 숨막히는 성적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며 ‘충남도교육청은 이러한 무분별한 경쟁과 성과를 위해 교육공공성을 파괴하고 아이들의 건강권과 교육권을 박탈하는 정책을 중단하고,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일제고사를 본래의 교육적 취지에 맞게 표집 실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체험학습을 통해 협력과 공동체 교육의 상을 제시하고자 한다. 체험학습은 충남 전 지역에서 추진될 것이며, 일제고사가 폐지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이어나갈 것’이라며 ‘무한경쟁교육을 비판하는 각종 활동들을 벌여, 교육공공성을 강화하고 아이들이 성적경쟁에 내몰리지 않는 건강하고 행복한 교육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성토했다.

실천연대는 오늘 충남 금산간디학교로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체험학습을 실시할 예정이다.

안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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