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교육청의 학원비 편법인상, 행정업무 부당처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천안교육청이 학원비 상한액을 편법인상 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작년 8월31일~9월15일까지 8개 시·도교육청 등을 대상으로 ‘교육여건 개선시책 추진실태’ 특정과제 감사를 실시해, 최근 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천안교육청이 여기서 적발된 주요 골자는 ▶2008년 수강료 편법인상과 ▶학원점검결과 행정처분 부당처리다.
근거없는 조항 만들어 학원측과 협의
감사원에 따르면 2007년 12월, 천안학원연합회는 당시 수강료 상한액보다 3배나 많은 수강료 인상을 학원업무 담당자에게 요구했다. 이에 그는 부하직원을 시켜 근거조차 없는 입시전문교과 조항을 신설하고 학원연합회와 협의에 나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20시간 기준, 고입과정 5만1000원, 대입과정 5만5000원 이었던 종전 수강료 상한액은 ▷중등 10인 이하 8만8000원 ▷고등 10인 이하 9만6000원으로 각각 72.5%, 74.5%나 인상됐다.
감사원은 ‘입시전문교과는 학원의 교습내용과 교습시간에 아무런 변동이 없는 명목상의 신설에 불과하고, 보통교과와 전문교과의 구분기준인 ‘수강생 수 10인’도 합리적인 근거가 없으며 더욱이 2007년도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인상요구안은 과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천안지역 물가상승률이 2.5%였던 것을 감안하면 학원비 상한액은 30배 가까이 증가했던 것이다.
감사원은 이 때문에 ‘수강료 상한액이 조정된 2008년 3월 이후 2009년 9월 말 현재까지 ‘입시전문교과’가 신설돼 학부모가 학원비를 추가 부담하는 상황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2008년도 학원 수강료 안정화 추진 계획’을 수립, 각 시·도교육청에 시행하면서 학원 수강료로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이 유발되지 않도록 학원 수강료의 적정 기준을 설정·시행하는 한편, 수강료가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같은 법률 제15조 제4항의 규정에 따라 수강료 조정 등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시·도교육청에 시달한 바 있다.
수강료 초과징수 적발하고도 묵인
감사원은 또 천안교육청이 수강료 초과징수 학원을 적발하고도 행정처분하지 않고 묵인한 사실도 밝혀냈다.
자료에 따르면 천안교육청은 2008년 4월10~6월30일까지 관내 입시·외국어 학원을 자체 점검해 54개 학원이 8027만원의 수강료를 초과 징수한 사실을 확인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교육당국은 수강료를 초과징수한 학원에는 경고 등의 처분을 하고 초과징수된 수강료는 반환하도록 행정지도 해야 한다.
하지만 업무담당자는 ‘학원들이 반환할 수강료가 너무 많아 민원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로 현행 수강료 단가기준보다 상향된 임의의 단가기준을 만들어 이를 기준으로 수강료 초과징수액을 재산정했다.
그 결과 26개 학원에 대해서는 당초부터 수강료를 초과징수하지 않은 것으로 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나머지 28개 학원에 대해서도 반환해야 할 수강료를 최소 27만원에서 최대 597만원으로 줄여 총 4074만원만 반환하도록 하면서 경고 조치만 했다.
감사원은 ‘이런 행위는 '지방공무원법' 제48조의 규정에 위배된 것으로 같은 법 제69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해당한다. 이 사람을 '지방공무원법' 제72조의 규정에 따라 징계처분하라’고 요청했다.
전교조 충남지부 관계자는 이 두 사건과 관련해 “학원비 상한액을 대폭 인상해 주는 큰 일을 말단 공무원 한 명이 단독으로 저질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검은 커넥션이 의심되는 만큼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며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김종성 교육감도 이번 학원과 관련한 사건에 대해 분명한 의지를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이진희 기자>
감사원이 공개한 처분 요구 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