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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충남지부가 아산의 D초등학교에서 교장실 비품을 구입하는데 예산을 전용했다는 주장을 펼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전교조충남지부에서 아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정해진 목적을 벗어나 예산을 전용했다고 주장하며 교육청의 감사를 요구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전교조충남지부는 아산시 배방면에 위치한 D초등학교에서 일반교실로 개축한 교실 1개를 교장실로 전용하고 교수학습활동을 위해 도교육청에서 지급한 ‘비품 및 이전비’ 명목의 목적경비 일부를 교장실의 소파, 탁자, 전자잠굼장치가 있는 장식장, 전화대, TV 등 집기구입에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충남지부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 2007년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강당과 급식실, 교실 5개를 부분개축한 뒤 2009년 1월 입주를 위해 충남도교육청으로부터 비품 및 이전비 명목으로 2900만원을 지원받았는데, 예산산출기초에 산정되지 않은 교장실 집기구입에 사용하면서 학생의 수업준비를 위해 사용해야 할 예산을 전용했다는 것.
또 대형 프로젝션이 있음에도 수업용으로 적합하지 않는 작은 TV 5대와 개축건물에 바닥처리를 하는 ‘홀로링 작업’도 실시하는 등 낭비성 지출의 의혹을 사는 예산집행을 언급하며 반면 ‘목적경비’에 급식실 비품 구입예산이 책정돼있음에도 직원들이 앉아서 회의나 휴식할 수 있는 의자 한 개를 구입한 바 없고 2층 장애인용 화장실은 장애인 접근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됐다고 꼬집었다.
전교조는 이같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교육청에서 감사를 통해 학교장에게 책임을 묻고 똑같은 방식으로 예산이 투입된 다른학교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산교육청 감사실시…교장실은 학생을, 쇼파는 학부모 위한 것 해명
반면 학교측은 교장실은 학생상담실로 활용되고 있고, 학부모 등 지역민들이 찾아와 상담이 이뤄지는 공간이기 때문에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목적에 벗어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전에는 행정실과 교무실과 교장실을 같이 썼었는데 최근 학급수가 16개에서 12개로 줄어들면서 비어 있는 교실을 교장실로 활용한 것이다. 위치상으로 한 개 교실만 떨어져 있게 돼서 학생관리 차원에서도 교장실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됐다”며 “일부 언론에서는 마치 2900만원을 다 쓴 것처럼 보도됐는데 교장실 집기류 구입에 사용한 금액은 795만원이고 나머진 교실에 투입됐다. 나름 업무환경을 개선하려고 시도한 것인데 너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실제 이 성명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아산교육청에서 12일 밤 12시까지 감사를 진행했고, 학교장은 지병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산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은 1개 학급만 떨어져야 하는 위치상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맞은편에 교장실을 만드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피력했다. TV 구입도 강당에서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도록 비치하거나 모듬학습에 활용하기 위해 32인치 크기로 구입했다는 설명이고, 바닥처리는 왁스처리한 것을 홀로링작업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고 확인결과를 설명한 뒤 “문제는 예산을 의도적으로 전용한 것인가에 대한 책임성을 판단하는 것인데 충남도교육청에서도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도교육청 차원에서 처리할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해 향후 조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