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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배달하는 실버택배”

‘어르신일자리사업’으로 건강도 챙기고 돈도 벌고

등록일 2010년05월1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정태우·최경애·박영석(68·68·73, 천안 신방동, 실버택배사업단)

“처음에는 며느리가 깜짝 놀라더라고. 다른 일도 아니고 택배일을 한다니까 힘들지 않냐고(웃음).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끼리 맘만 잘 맞으면 어려울 게 없더라니까.”
“원래 어르신일자리 사업중 공익형인 ‘그린시티’ 사업(거리청소)을 했었는데 나같은 경우는 택배가 벌이도 더 낫고 활동적이니까 만족도가 더 높더구만.”
“공직에서 은퇴하고 특별히 하는 일이 없었는데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전산 입력에서 배달까지 하다보니 생활에 활력이 넘치는 게 아주 그만이야.”

가정의 달 5월. 은퇴 후에도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천안시 신방동의 한 아파트를 찾았다. 약속장소는 바로 그 아파트 한 켠에 자리잡은 화장실. 
화장실이 바로 어르신들의 사무실이다. 내부에는 작은 책상하나와 컴퓨터 한 대, 의자 너댓개와 물건을 쌓을 수 있는 선반 등이 차곡차곡 갖춰져 있다.

천안시노인종합복지관이 추진하는 어르신일자리 사업중 가장 적극적인 성격인 시장형 사업. 그중에서도 이 택배사업은 요즘 한창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시작해 이제 다섯 달째로 접어든 지금은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택배사도 추가되고 일이 느는 만큼 인력도 충원할 계획이다.

현재 세 분이 배달하는 물건은 일일 평균 100여 건으로 한건에 500원의 수익이 남는다. 기본 급여에 일하는 만큼 수당이 붙다보니 근무 의욕도 높은 편이다. 얼마 전 어린이날에는 어르신들이 직접 번 돈으로 손자에게 먹을 것도 사주고 용돈도 주며 체면을 세웠다고.

어르신들의 사무실이 있는 아파트는 17평형대로 4000여 세대가 모여 있다. 회사의 기숙사로 활용되기도 하고, 단기 거주자들도 많다. 또 맞벌이 부부 등 젊은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사는 편이다. 어르신들은 “집에 있다길래 가보면 잠을 자고 있다거나 문을 열어주지 않아 헛걸음 할 때가 가장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그외 크게 불편하거나 힘들거나 한 일은 없어요. 계속 몸이나 건강해서 꾸준히 일할 수 있는 게 제일 바라는 일이에요.”
은퇴 후에도 적극적인 사회생활로 건강과 여유, 보람을 함께 찾고 있는 어르신들.
팀장인 정태우 씨와 가장 연장자인 박영석 씨, 홍일점인 최경애 여사는 오늘도 ‘OK6070’ 이라고 쓰인 흰색모자와 초록색 조끼를 입고 부담없는 미소로 주민들에게 편안히 다가서고 있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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