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여는아이들 김소현 사무국장.
“아이들에게 상처주지 말자는 무상급식이 힘을 얻고 있는 반대편에서는 낙인을 더 강화하려는 정책이 추진되려 합니다. 기존의 제도도 문제점이 없지 않은데 수혜를 받는 아이들을 생각지 않고 무작정 밀어붙이려는 도의 행태는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천안지역 아동복지단체 ‘미래를 여는 아이들’의 김소현 사무국장의 어조는 진지함을 넘어 비장함까지 띄었다.
충남도는 5월부터 결식아동에게 지급하던 종이급식권을 전자카드로 전환해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미래를 여는아이들’을 포함해 천안지역 5개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도의 정책도입에 적극적인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현재 결식아동들에게 지원되는 한끼 식사금액은 3500원.
아이들은 그간 이 비용만큼 지역아동센터에서 부담없이 식사를 하거나 주어진 식권을 모아 식당에서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 카드가 도입되면 식권의 유효기간은 단 이틀에 불과해 아이들은 거의 매 끼니마다 카드를 갖고 다니며 결제를 해야하고 심지어는 도시락이나 상품권을 받고도 카드를 내밀어야 할 상황이다.
“도는 아이들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을 제도변경의 사유로 꼽고 있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기존 제도보다 뭔가 나은 점이 있다면 받아들일텐데 답답하기만 해요.”
도는 결식아동지원 전자카드 도입이 업무절차를 간소화하고 예산집행에 대한 실시간 파악이 용이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한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이대로라면 지역아동센터가 단체급식소로 전락할 위기입니다. 지역아동센터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면 점검단이나 모니터링단을 운영해야지, 왜 아이들을 볼모로 삼아야 하나요. 좀 더 나은 대안을 고민해보는 시간 없이 무작정 도입을 밀어붙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조만간 도내 지역아동센터연합회들은 연합성명도 발표하고 보다 조직적인 반대의 입장을 표명할 예정. 김 사무국장은 이번 갈등이 아이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