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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8일 아산의 현충사에서 열린 제465회 충무공 이순신장군 탄신기념행사에서 정운찬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총리실의 과도한 취재통제가 지역언론의 비난을 사고 있다.
취재가 제한되며 멀리서 찍은 다례행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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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충무공 이순신장군 탄신기념 다례 행제에서 과도한 취재 통제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4월28일 오전 11시 아산의 현충사에서 민족의 성웅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을 기념하고 애국정신을 기리는 제465회 충무공 이순신장군 탄신기념행사가 정운찬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명수 국회의원, 강희복 아산시장 등 지역의 주요인사와 후손, 지역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특히 이날은 천안함 사태로 희생자를 위한 애도의 물결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가운데 때 아닌 추위와 비가 내리며 더욱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이런 엄숙한 분위기는 과도한 취재제한으로 빛을 바랬다는 지적이다.
이번 다례행제는 국무총리실에서 출입언론사 8개의 기자 8명을 지정해 접근취재를 허용하고 다른 언론의 취재는 일체 통제를 한 것. 문제는 사전통보나 설명이 없었고 현장에 있는 직원들도 정확한 이유를 대지 않고 무턱대고 통제를 했다는 것이다.
제465회 충무공 이순신장군 탄신기념 행사는 경건하고 엄숙하게 거행됐고 초헌관(김상구 현충사관리소장)의 분향(焚香)·헌작(獻爵)과 축관(祝官)의 축문낭독, 아헌례(아헌관 이종천 종친회대표), 종헌례(종헌관, 김시겸 온양문화원장)에 이어 대통령을 대신해 정운찬 국무총리의 헌화(獻花)·분향(焚香)의 순서로 진행됐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이같은 광경은 현장에 지역언론과 지자체의 홍보담당자 등 20여 명의 취재진들이 있었지만 허락된 8명의 기자들만 취재할 수 있었다.
일부 기자들이 왜 출입을 제한하냐고 묻자 행사진행측에서는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총리실에서 발부한 취재허가증이 없는 기자는 출입할 수 없다는 설명만 되풀이했다.
지난해까지 취재가 가능했는데 갑자기 납득할 이유 없이 취재를 제한하자 결국 지역 언론사들의 불만이 터졌고, 문화재청에서는 뒤늦게 자신들이 작성한 보도자료와 사진을 제공한다는 문자메시지를 통보했다.
이같은 풍경을 지켜본 한 참석 인사는 “세종시로 인해 충청민심이 좋지 않아 총리실에서 만약의 사태를 막기 위해 경호를 강화하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해도 지역언론은 접근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무리한 조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지역언론 기자는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행사를 지역언론사가 취재하지 못하게 하고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는 것은 지역언론에 대한 무시와 탄압이 아니냐? 자신들이 만든 자료를 준다는 것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모든 언론이 똑같은 사진에 똑같은 기사가 나가게 되면 언론의 자유도 무시하는 행위인 셈”이라고 비난하며 “이명박 대통령도 비공식으로 깜짝 방문했는데 국무총리도 취재하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웬지 지역민심과 멀게만 느껴지는 정부를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같은 여론에 행사를 주관하는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 관계자는 “총리실에서 일방적으로 출입기자 8명만 취재할 수 있도록 한다고 통보가 왔다. 지난해에 취재경쟁이 치열해서 행사진행에 어려움을 겪어 통제한 것이지 지역 민심을 의식한 과도한 경호는 오해”라고 설명하며 “미리 설명하지 못하고 양해를 구하지 못한 것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내년에도 또 통제할 것 같은데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안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