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두형(44 중앙동 충남곰두리봉사회 조직부장)
“사고 후 15년을 집에서 있었어요.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은 최근 5년 정도에 불과하죠. 밖으로 나오기 두렵다고요? 그래도 나와야 해요. 나오면 또 다른 세상이거든요. 요즘에는 내가 장애가 있다는 것 자체를 잊을 때도 많아요.(웃음)”
지난 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는 ‘제30회 장애인의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류두형씨는 모범장애인상을 받았다.
류씨는 지난 4년여간 충남곰두리봉사회에서 조직부장으로 있으면서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회원들을 관리하며 수많은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곰두리에서 운동을 시작한 이후에는 보치아 선수로 전국체전에 2번 출전해 재작년에는 금메달을 작년에도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류씨는 지금도 매주 화·목·토요일에는 장애인체육관에서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이지만 사실 지금 모습이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류두형씨가 장애를 갖게 된 것은 벌써 만 19년 전. 당시 류씨는 가로수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로 경추 2, 3번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하반신 마비는 물론 지금도 오른쪽 손을 움직이기가 불편하다. 그 사고로 20개월을 입원해야 했지만 퇴원할 때조차도 그는 침대에 누워있어야 했다. 당시 25살이었던 그는 집에서 운동하고 재활치료 하면서 20대의 절반과 30대의 전부를 보냈다.
그러다 아는 형님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도 얻으려고 5년 전 처음 나온 곰두리 봉사회. 일단 나오고 나니 세상이 바뀌었다.
“우선 사람이 밝아지고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됐죠(웃음). 처음에는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죄 지은 것 마냥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제가 장애인이라는 것조차 잊을 때가 많은 걸요. 장애인도 얼마든지 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류씨는 천안시가 장애인 콜택시 증차, 장애인체육관 버스정류장에 저상버스 휠체어 승하차가 가능한 턱 조성, 장애인활동보조시간의 연장하는 등 장애인 복지를 위해 좀 더 노력해 줄 것을 바람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