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 상황에 따른 예외도 인정돼야“무엇을 위한 단속인지 납득할 수 없다.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단속이었다면 이번 조처는 인정할 수 없다.”오영민(가명?31?풍세면)씨는 지난 3일(화) 오후 2시경 1톤 트럭에 영농자재를 싣고, 작목반 회원에게 자재를 분양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1㎞도 안 되는 거리를 시속 20∼30㎞ 속도로 운행 중이었다.차량에 탑승과 하차를 반복해야 하는 오씨에게 안전벨트 착용은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었다. 또 중앙선도 없고 주택가 도로나 농로와 다를 바 없는 협소한 도로에서 안전벨트의 필요성 자체를 느낄 수 없었다.TV를 통해 안전벨트 미착용 중점 단속을 실시한다는 내용은 알았지만 자신의 경우가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인한 인명사고 위험에 해당된다고 전혀 생각되지 않았다.어쨌든 단속 경찰관을 목격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벨트를 맸다고 오씨는 말했다. 오씨의 이런 행위를 관찰한 경찰관은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범칙금을 부과했다.처음엔 오씨가 자신의 불찰을 인정하고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당시 단속 경찰관은 시동을 걸고 차량이 움직였다면 단속대상에 해당된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또한 ‘농로나 마을에서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차량을 움직인다면 위법에 해당된다’는 법적 근거까지 오씨의 수첩에 적어주었다.오씨와 함께 동승했던 김모씨는 “안전벨트 생활화가 가장 기본적인 교통문화라는 것은 인정한다. 또한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단속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또는 단속 방법에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오씨와 김씨의 주장은 안전벨트는 음주, 난폭 운전과 달리 무엇보다 운전자 자신의 안전을 위해 착용하는 것이다.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고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기에 타율적인 단속보다는 자율적 실천을 통해 습관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충분한 계도기간과 홍보를 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홍보는 없었다. 또한 임신부와 신체장애자 등 신체적으로 안전띠를 매기 어려운 경우 단속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처럼 특수상황의 인정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자신들의 경우를 예로 들며, 도저히 속력을 낼 수도 없는 상황이고 또 달릴 수도 없는 도로에서의 단속은 무의미하다며, 이는 다분히 단속을 위한 단속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