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천 아우내장터 과일점 앞에서 한 할머니가 가격 흥정을 벌이고 있다.
재래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물건을 고르며, 흥정을 통해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설날을 일주일 앞둔 지난 6일(수) 정기시장이 열리는 병천면 아우내 장터는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북적였다.
이른 아침부터 각지에서 몰려든 상인들은 좌판을 펼치며 상품진열에 여념이 없었다. 이번 장에서는 설 제수용품들이 특히 눈에 많이띈다. 좀 더 이른 시간에 더 좋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동부지역 주민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물건값을 흥정하고 있었다.
야채, 과일, 건어물 등 차례상에 올릴 각종 제수용품과 내의, 양말, 옷, 신발 등 노점패션도 유명브랜드 못지 않다. 주방용품이나 일상생활 잡화들도 즐비하고, 대장간에서 수공된 듯한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가는 상인도 눈에 띈다.
또한 즉석에서 뻥튀기를 이용한 강정을 만들어 팔고, 순대나 돼지머리고기 등 먹거리도 즐비하다. 재래시장에서는 필요한 만큼 대량이나 소량으로 구입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콩 한주먹, 깨 한주먹 등 주문하는 만큼 직접 눈대중으로도 집어준다.
“너무 많아 조금 덜어”라고 말했던 시골 아낙이 상인과 가격흥정을 마치자 마자 “조금 더 얹어줘”라며 반 억지를 쓰며 한움큼 뺏으며 줄다리기를 한다.
재래시장 시식코너는 할인매장 못지 않다. 모든 먹거리는 즉석에서 맛을 보고 흥정한다. 따로 시식용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리어카 앞에서 이것저것 뒤적거리며 맛을 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사면 그만. 그러나 미안한 마음에 들먹였던 물건 옆에 놓인 전혀 다른 물건을 사기도 한다.
재래시장은 정확한 가격선이 없다. 흥정만 잘 되면, 주인은 즉석에서 엄청난 파격세일을 해주기도 한다.
설에 앞서 성환(1일·6일), 입장(4일·9일), 병천(1·6일)도 한 차례씩 더 기회가 있다. 시내권은 자유시장(성황동) 중앙시장(사직동) 천일시장(사직동) 공설시장(대흥동) 남산중앙시장(사직동) 명동상가 등에서 재래시장의 풍물을 만끽할 수 있다.
그동안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매장에 익숙해져 있던 젊은 층에게도 잊고 지냈던 시장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재래시장 공간이 많다. 하루쯤 여유를 갖고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한 시장풍물도 즐기며, 재래시장 쇼핑을 즐기며 새로운 낭만을 찾는 것도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