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오른쪽) 단대병원장이 떠나는 김건열 교수에게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40여년간 몸담아온 병원을 떠나며 노 교수님이 남긴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후학들의 가슴에 커다란 감동과 교훈을 안겨줍니다.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되돌아서는 교수님 모습이 더 없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지난 모든 인생을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몸바쳐온 단대병원 김건열 교수(호흡기내과)가 고별강연을 끝내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지난 1일(금) 단국대병원(병원장 김명호) 5층 강당에서는 후배교수와 교직원, 제자들이 그동안 김 교수의 공을 기리기 위한 행사를 마련했다. 백기청 의학과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그의 손을 거쳐간 수많은 제자들이 참석해 강단을 떠나는 김 교수의 앞날을 축복해 줬다.
또한 병원측은 공로패와 기념품을 전달하고, 참석자들은 고별강연을 청취하며 김 교수를 가슴속 깊이 간직했다.
이날 김 교수는 ‘생명현상의 신비와 바이오텍(Biotech)의 한계-21세기 의료의 쟁점’이라는 주제로 신비의 영역이라 간주됐던 생명체의 근원과 함께 각 나라들의 인간복제 현황과 생명의 무한한 신비 등을 강연했다.
또한 미래 산업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선진기술국들이 앞다퉈 생물의 유전정보와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을 확보하는 게놈 연구가 상업성에 너무 치중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더불어 안전과 윤리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개체 탄생을 목적으로 하는 인간복제는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소 어려운 주제였지만 열성과 재치있는 유머까지 섞어가며 청취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평생 몸담아 왔던 병원을 떠나 새로운 인생의 전환을 향한 첫발을 내딛게 된 김 교수는 한 평생 외길로 의학연구와 교육에 전념하면서 ‘학자의 삶’과 ‘스승의 길’을 몸소 실천해 보여줬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김 교수는 학문적·대외적 업적 외에도 개원 이래 단국대학교에 봉직하면서 수많은 제자와 후학들을 양성했다. 그의 가르침을 받은 수많은 후학들이 이제는 학계와 사회에서 지도적인 인물로 성장하고 있다.
김 교수는 1959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1970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단국대학교 의과대학장으로 취임했으며, 1997년 단대병원장, 1998년 단국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등 주요 보직을 지냈다.
1999년에는 대한결핵협회장을 역임했고, 지난 1987년부터 현재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의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