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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농협 민태일 8선 등극-지역정서 반영된 3파전, 2위 조준행과 11표차 ‘박빙’ 승

등록일 2002년01월1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역 주민들의 높은 관심속에 지난 8일(화) 입장농협을 비롯한 4개 투표구에서 치러진 입장농협 조합장 선거에서 민태일(63) 후보가 박빙의 승부로 8선에 올랐다. 홍부영(53·신두리), 조준행(43·독정리) 후보와 함께 팽팽한 3파전으로 치뤄진 이번 선거에서 지역 정서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 주민들의 평가다.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세 후보의 연령이 정확히 10년 터울로 이뤄졌다는 것. 입장면이라는 작은 지역울타리 내에서 일어난 극명한 세대와 계층간 대결은 조합장 당선자는 물론 조합원들에게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한 선거였다. 투표는 오전 6시부터 12시간동안 진행됐으며, 개표결과 총 1천7백58명의 조합원 중 투표에 참석한 인원은 1천4백90명(84.8%) 이었다. 이 중 무효 7표를 제외한 1천4백83표의 유효표 중 ▲민태일 후보는 5백32표로 35.9%의 지지를 얻으며 당선됐다. ▲조준행 후보는 5백21표(35.1%)를 얻으며 선전했지만 1위와 11표차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3위 홍부영 후보도 4백30표(29%)로 만만치 않은 지지를 받았다. 특정 계층이나 집단의 1인 독주가 아닌 건전하고 균형잡힌 경쟁은 갈등이라는 부정적 요소가 아닌 발전이라는 긍정적 요소를 잘 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장 당선자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조합원의 화합과 선거후유증을 원활히 갈무리해야 할 또다른 중요 과제를 안게 됐다. ■인터뷰/민태일 (입장농협 8선 조합장)-지지와 채찍 겸허히 수용 입장농협 조합장 투표 다음날인 지난 9일(수) 조합장실을 찾았다. 조합장실은 축하화환이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그 안에서 민 조합장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정보검색을 하고 있었다. 간간이 걸려오는 축하전화도 받으며 인터뷰에도 진지하게 응했다. 당선을 축하하며, 현재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는. 조합운영을 믿고 맡겨준 조합원들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임기 4년동안 농민과 농촌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 현재 우리 농촌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뉴라운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농산물의 수입압력 등 더 큰 고통이 예상된다. 그 대안은 수입농산물을 이기는 길밖에 없다. 우선 입장 포도를 더욱 고급화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의 길을 열겠다. 또 한때 안성이나 평택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던 입장쌀이 다산정책에 의해 유명무실화됐는데, 앞으로 서둘러 브랜드화를 추진하겠다. 입장쌀이 경기미 수준의 가격보장을 받으면 쌀농민이 포도로 몰려 동반몰락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복숭아와 배 등도 품질이 우수하지만 인정을 못받았는데 입장브랜드를 개발해 서울 등 고급시장 개척에 힘쓰겠다. 개표결과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선거관련 계층분열과 후유증을 우려하기도 하는데. 지지와 채찍으로 받아들여 더 열심히 일하고, 조합원 실익으로 보답하겠다. 이 어려운 시기에 어떤 계층이 됐건 분열이 있어서 되겠는가. 모든 조합원이 화합하는 분위기를 이끌며 운영해 나갈 것이다. 많은 농업관련 지식을 갖추고, 연구도 활발하다고 들었는데. 나이가 많다고 늙은 것은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언제든 신지식을 터득해 나가는 것이 젊게 사는 것 아닌가. 요즘도 매일 몇 시간씩 인터넷 정보검색을 통한 지식습득과 각 언론사나 농업관련 사이트에 글을 올리고 반응도 지켜본다. 최근에는 30∼40개의 글을 올렸다. 안타까운 것은 농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과격한 시위나 집회를 해야 조금이나마 돌아보는 현실이 서글프기까지 하다. 밥 한 그릇에 자판기 커피 한잔 값(80㎏=밥 5백그릇=16만원으로 가정, 밥 한그릇 값은 3백13원) 밖에 되지 않는 쌀이 비싸다고 호들갑떠는 정부나 언론이나 답답할 때가 많다. 농민에 대한 농협의 역할은 무엇이며, 그 역할은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가. 경영상 이익만을 추구하는 농협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과감히 손실도 감수하며 농민 조합원의 편익에 힘써야 한다. 언론이나 정부에서는 농협의 구조조정을 통해 농민에게 실익을 준다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일례로 어느 마을에 자리잡은 농협지소가 폐쇄된다고 생각해 보자. 농협은 경영상 이익이 남을 지는 모르지만 그 마을 전체는 불편이 따르고, 농협을 찾아 먼거리를 나오며 또다른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전혀 고려치 않고 단편적인 생각에만 그치기 때문에 항상 오류가 발생한다. 농협은 농민과 의식을 함께 하고 동반자적 위치에서 그들의 편익을 제공해 줘야 한다. 이러한 부분들을 조화롭게 운영해야 경영능력자일 것이다. 갈수록 어려운 농업과 농촌현실에서 최대한 농민들의 편익증진에 노력할 것이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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