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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C 스포츠도시 천안-문화와 체육이 어우러진 성공체전 다시보기

등록일 2001년12월2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2001년은 문화·체육부문에서 천안시에 커다란 성취와 자신감을 안겨준 축복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연초부터 천안이 배출한 세계적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의 보스턴 마라톤대회 우승소식과 함께 시작된 쾌거는 10월 전국체전으로 이어졌다. 30여년간 전국체육대회 우승을 독점해 온 서울과 경기의 아성을 천안 백석동에서 충남도민이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특히 천안시 역사이래 가장 큰 행사를 치뤄내며 보여줬던 시민들의 단합된 힘과 자신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커다란 소득이었다. 또한 전국체전 이후 천안지역에 남겨진 종합운동장과 연계도로, 각종 편의시설, 성숙한 시민의식 등은 천안시의 소중한 자산으로 성공체전 이상의 값진 성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전국민 화합체전 개막 2001년 10월10일 오후 3시 천안종합운동장. 오랜 가을가뭄을 씻어내리는 단비 속에서 전국민 화합체전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전날부터 많은 비가 내려 예정됐던 최종 리허설이나 전야행사 등이 취소되는 관계로 행사를 준비했던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체전관계자들은 전전긍긍. 그러나 당초 우려를 말끔히 씻고 3만관중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개회식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16개 시·도와 해외동포 선수단 등 2만3천명 규모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번 체전은 충남의 저력을 다시 한번 평가하게 될 중요한 시험대였다. 행사장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이휘호 여사,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남궁진 문화관광부장관, 홍선기 대전시장, 이원종 충북지사 등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심대평 충남지사와 강복환 충남교육감, 이근영 천안시장 등 개최지 인사들의 영접을 받았다. 미국 테러사태가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치뤄진 전국체전은 공항출입보다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정·사복 경찰들은 출입구마다 간이검색대를 설치하고 모든 입장객의 소지품까지 검색했다. 한편 이날 비를 맞으면서도 수많은 입장행렬이 이어져 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워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보였다. 반면 초청장을 구입하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되돌아가기도 했다. 신명나는 놀이마당 펼친 개막행사 제82회 전국체전 개회식은 화합·신명·상생이미지를 연출하며, 신명나는 놀이마당을 펼쳤다. 천안체전 개막식은 기존 체전과 달리 카드섹션과 대형마스게임 등 정형화된 형식을 탈피, 인력동원을 최대한 줄인 가운데 놀이-게임-스포츠로의 발전을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운동장 전체를 활용해 3차원적인 입체적 표현을 펼치는 한편 화합-신명-상생이라는 주제로 드라마틱한 연출이 돋보였다. 특히 식후 행사의 상생은 생명체의 근원인 물을 소재로 출발해 백제 최고의 걸작품인 금동대향로의 탄생을 표출해 충남정신을 승화시켰다. 전 출연진들이 금동대향로 주위에서 인간문명의 탄생을 축하하며 일제히 폭죽을 터뜨리고 ‘희망의 나라’를 합창하며 개회식 행사가 마무리됐다. 한편 세계적인 골프스타 박세리 선수의 영상메시지 전달도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별한‘사연’을 안고, 계층과 세대를 초월한 성화 주자들 전 국민의 화합을 기원하는 제82회 전국체육대회의 멋진 개막을 알린 성화 최종 주자들은 계층과 세대를 초월해 눈길. 보스턴의 영웅 이봉주(31·삼성전자)를 비롯해 안동만(93·논산시 내동리)옹, 김건희(20·여 공주대 1년)씨, 이진용(23·호서대 4년)씨, 이상우(16·대천고 3년)군, 그리고 김찬기(10·성정초 3년)군 등 6명이 주인공. 이들은 저마다 특별한 ‘사연’을 갖고 성화 최종주자로 뽑혀 주경기장 트랙을 돌았다. 맨먼저 성화봉을 잡은 이봉주는 천안이 낳은 세계적 스타로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마라톤 영웅이다. 이봉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두번째 주자 이상우군은 올 전국소년체전 원반과 창던지기에서 2관왕을 차지한 꿈나무로 충남을 빛낼 육상스타로 성장해달라는 염원의 상징이다. 성화 최종주자 중 가장 눈에 띈 세 번째 주자는 김찬기 군과 안동만 옹, 이진용 씨 등 3인1조팀. 1급 지체장애인인 김 군은 청소년과 장애인을 대표하고, 함북 길주가 고향인 안 옹은 장수와 통일을 의미한다. 다음 충무공의 16세손으로 현충사 경내에 살고 있는 이진용씨는 우리 민족의 애국애족정신을 상징하기 위해 주자로 선발됐다. 끝으로 개막식 당일이 생일인 김건희씨는 82년 10월10일생으로 이번 전국체전 횟수와 대회 개막일을 상징했다. 김건희씨의 성화 점화와 함께 7일 일정의 전국체전 팡파르가 울려 펴졌다. 충남 우승 도전과 영광 충남도는 82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사상 첫 종합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서울, 경기와 함께 3파전이 예상됐던 이번 체전에 충남도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우승을 향한 집념을 불태웠다. 충남 선수단 김정인(도 체육회 사무처장)총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면 앞으로 두 번 다시 기회가 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선수단의 각오는 남달랐다. 충남도가 전국체육대회에 처음 참가한 것은 광복이후 첫 대회인 26회 때부터다. 이 대회는 각 종목에서 선수들이 선전했으나 야구팀이 준우승한 것으로 그쳤다. 이후 해마다 출전한 충남은 육상, 야구, 정구, 복싱, 축구 등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51년 이후 중하위권을 유지하던 충남은 1960년 제41회 대회를 대전에 유치, 도민들이 합심한 결과 종합경기장을 갖춘 것에 이어 성적도 종합 4위에 올라 그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충남체육회의 극심한 내분으로 49회 경기까지 최하 9위로 추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후 충남도는 조직을 재정비해 59회부터 69회까지 10년간 6차례 3위권에 진입하는 등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육상 8회 전국제패, 수영 3회 우승, 체조 4회 우승, 하키 3회 우승을 비롯해 참가 전 종목에 걸쳐 고른 수준을 보이기 도 했다. 그러나 89년 대전광역시 분리 이후 전력에 커다란 차질이 생겼다. 3∼5위권의 성적이 10∼14위까지 밀려났다. 이때 충남도는 기업체와 선수단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각 시·군에 선수단을 소속시킴으로써 전력을 강화시켰다. 그 결과 79, 80, 81회 대회에서 각각 3, 4, 5위를 차지하며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년 제82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그 누구도 믿지 않던 종합우승을 일궈낸 것이다. 영광의 얼굴, 새로운 주역 천안시는 이번 체전에서 금8, 은2, 동11개를 따내며 충남 우승을 거들었다. 지난해 81회 부산체전에서 2백여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금1, 은2, 동3개로 충남의 종합우승에 거의 기여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아산시 선수단도 금9, 은19, 동14개를 획득했다. 특히 아산시 출전선수는 수영에서만 금7, 은11, 동4개를 획득해 수영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나 종합우승에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은 고등부의 선전이었다. 이번 체전에서 고등부 선수단은 당초 목표 2만1천2천여점을 초과한 2만3천점(금33, 은21, 동32)을 획득해 종합우승의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81회 전국체육대회에서 1만2천7백점(금14, 은12, 동22개)을 획득한 것과 비교해도 그 성과를 알 수 있다. 이중 대회 신기록을 달성한 이영은(17·천안여고 2년)양이 꾸준한 자기연마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지역체육의 커다란 소득이었다. 금메달을 따서가 아니라 가능성의 발견이라는 점에서. 특히 열악한 지원과 낙후된 시설에도 불구 일궈낸 이양의 우승은 더욱 값졌다. 이번 대회에서 사격종목은 충북종합사격장에서 경기를 치뤘다. “우승의 영광 사랑하는 아내에게 바치겠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선수는 봉달이코스 첫 우승자 이의수(30?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 이 선수는 마라톤 우승은 물론 체전의 MVP로도 선정됐다. 지난 9월 소속팀 전 황영조 감독과의 불화로 팀 이탈과 함께 사회적 파장과 개인적 부담감을 일시에 털어버린 쾌거. 이 선수는 이번 대회가 새로운 마라톤 인생의 시작이었고, 이봉주 선수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전 국가대표 출신인 방선희(29)씨와 육상커플로도 유명한 이 선수는 MVP와 2천만원의 상금도 거머쥔 82회 전국체전 최고의 행운아. 그는 이 모든 것을 사랑하는 아내에게 바친다고 말해 주위를 감동시켰다. 이밖에도 수많은 지역 선수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하는 대회였다. 우승보다 값진 각계의 숨은 노력, 지역발전의 발판으로 충남도의 종합우승보다 값진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은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운동장 안팎의 성숙된 시민의식이 아니었을까. 또한 문화와 체전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기획된 다양한 이벤트들도 체전을 더욱 빛냈다는 평가다. 82회 전국체전을 마치고 체전 현장 곳곳을 숨가쁘게 누볐던 본보 취재기자들이 방담을 통해 나름대로 평가의 시간을 가졌다. 취재기자들은 성공체전의 원동력을 밤낮없이 체전을 준비한 관계공무원들과, 체육 관계자, 체전기간 방문객들에게 전해진 양반도시의 따듯한 인심, 여기에 선수들의 투혼이 합쳐져 만점체전을 이룩했다고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또한 기반시설이 대폭 확충됨에 따라 고질적인 체육시설 부족난을 해결하고, 종합운동장 진입로로 인해 인근 교통망과 연계 고리가 형성돼 충남 서북부 지역의 교통흐름에도 커다란 도움이 됐다. 이번 충남체전은 비공인 세계 신기록 3개, 한국신기록 58개 등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고 ‘충남 우승’이라는 영광도 차지했다. 이번 체전성과를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지역발전의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는 각계의 의견에도 귀기울여야겠다. 한명우 선문대학교 사회체육과 교수는 본보에 특별기고를 통한 제언에서 “초·중등 체육 꿈나무의 발굴, 고교 진학, 그리고 고교 졸업자의 외지유출을 막기 위한 대학과 실업팀의 유기적인 연계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진종목에 대한 분석과 대책, 우수종목의 집중육성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범 시민적인 참여와 스포츠 분위기 확산을 위해 학교체육의 정상화와 종합운동장 등 체육시설의 활성화 등도 강조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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