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발굴된 17세기 중반 아동 미이라가 단국대병원에 임시 안치 돼 있다.
국내 최초로 조선중기로 추정되는 10세 이하 아동 미이라가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국대학교 석주선 기념박물관의 박성실 교수(석주선 박사의 제자로 출토복식과 고의상 복원 전공)팀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목) 분묘 이장공사 현장에서 조선 중기(17세기 중엽)로 추정되는 아동복과 상태가 온전한 10세 이하로 추정되는 어린이 미이라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발굴장소는 경기도 양주군 광사면 해평윤씨 문중 선산과 의정부 양주군간 도로확장공사 현장.
지금까지 전통 의복으로서 아동복은 성인용 분묘의 부장품으로만 소량 발굴됐고, 그나마 전래되는 아동복류는 1900년대 것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3백50년전 아동복이 완벽한 형태로 발굴된 것은 최초의 일이다.
미이라 역시 아동의 것은 한국 최초의 일이며, 딴머리가 생생히 남아있는 것은 물론 치아, 손?발톱, 성기 등이 그대로 보존돼 3백50년 전 유해로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양호하다.
발굴팀에 따르면 발굴 당시 주인공은 1백17㎝×30㎝ 크기의 목관에 안치돼 있었고, 유해는 신장 1백2㎝며, 땋은 머리와 치아구조 등을 볼 때 10세 이하 남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목관은 분묘 안의 물에 잠겨 있었고, 유해와 의복도 모두 젖어 있었으며, 유해가 잠겨 뼈가 휘어질 정도였다는 것이다.
고고학이나 민속학의 귀중한 자료인 유해나 의복부문에서 아동의 것이 발굴되기 어려운 것은 전통적으로 부모보다 먼저 죽은 성혼 전의 아이들은 왕실을 제외하고는 분묘를 쓰지 않는 유교적 관습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아동 미이라와 의복 발굴은 극히 드물고, 전례를 찾기 힘든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발굴된 유물의 완전한 형태로는 아동복 5벌, 성인복 3벌이고, 그외 보공용으로 쓰인 옷조각 다수. 아동의 분묘에서 성인, 유아 의복이 원형 그대로 함께 발굴되고 아동의 미이라가 발굴된 것은 모두 최초의 일로 민속학 뿐만 아니라 의학적으로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발굴팀을 이끈 박성실 교수는 “지금까지 원본이 없어 그림이나 문헌에 의존한 복원으로만 그쳤던 아동복의 실물을 보존하게 된 것은 매우 귀중한 일이다. 또한 아동복의 발전과정을 알려주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이라를 살펴본 서울교대 조철진 교수(미술학 박사?인체해부학연구)는 “미이라의 상태가 극히 양호해 조선시대 한국인의 생태를 연구하는데 획기적 정보를 얻게 됐다”며 “관련 학자들의 입체적 연구가 진행되면 우리 선조들의 영양상태와 발육과정은 물론 주인공의 실제모습 복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국대학교는 현재 출토의복을 건조시켜 석주선기념박물관에서 정리, 분석하고 있다. 또한 미이라는 단국대병원에 안치해 임시로 부패 방지조치를 한 뒤, 관계 학자의 연구를 거쳐 공개할 방침이다.
한편 물에 젖은 미이라 출토는 처음이라 관계 전문가와 협의를 진행 중인데 관련기술과 시설이 없어 일반공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