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천 부영초등학교 운동장. 왼쪽부터 김동호, 김도현, 양정민 어린이
지난 3일(월) 오후부터 내리던 진눈깨비가 눈으로 바뀌어 온세상을 하얗게 덮었다.
김동호(목천 부영초 1년)군과 양정민군은 같은반 단짝친구. 녀석들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두툼한 잠바와 방수장갑을 챙겼다.
동호가 부산을 떨자 유치원 다니는 동생 도현(7살)이도 따라 나섰다. 오후 내내 퍼붓던 눈은 해질 무렵 아이들 발목이 빠질 정도로 쌓였다. 눈이 쌓일수록 아이들은 더욱 신이 났다.
아파트 주차장이나 놀이터에 쌓인 눈은 아이들의 훌륭한 놀이감으로 변해 있었다. 또한 멋진 공작재료로 이용됐다.
정민이, 동호, 도현이는 눈이 가장 풍부한 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녀석들이 학교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운동장을 도화지 삼아 발자국을 이용한 작품을 그리는 아이들이 있었다. 운동장 한모퉁이엔 발자국 놀이하는 아이들과 눈싸움하는 아이들이 뒤엉켜 시끌벅적했다.
정민이 일행도 운동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처음엔 주먹만했던 눈덩이가 굴릴수록 커지기 시작했다. 커다란 몸통을 만들고 몸통위에 얹을 머리도 만들었다. 여러개의 몸통과 머리는 만들었지만 그 위에 머리를 얹는 것이 문제였다. 골몰하던 세 녀석들은 힘을 하나로 모으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머리를 들어올려 몸통위에 얹었다. 드디어 훌륭한 눈사람이 탄생됐다. 머리와 몸을 따로따로 만들 수 는 있었어도 함께 완성된 눈사람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녀석들은 공동작업으로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어둠이 깔리고 있었지만 아이들의 눈놀이는 그칠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