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내 77개 재래시장 중 80% 이상이 극심한 운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가 분석한 재래시장 현황에서 80% 이상이 침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천안시에 분포돼있는 재래시장 중 3곳의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천안시 9개 재래시장(자유, 천안중앙, 천일, 공설, 남산중앙, 명동상가, 성환, 입장, 병천) 중 읍·면 지역 정기시장을 제외한 6개 상설시장만 놓고 보면 절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충남도가 활성화 상권으로 분석한 곳은 공설, 남산중앙, 명동상가다.
이에 대해 김재근 천안시 지역경제과장은 “지난 2년간 도로포장, 상하수도 시설개선, 화장실 정비, 노점상 좌판정비 등 금년까지 13억원을 투입해 환경을 정비한 것이 주효했다”며 “앞으로 중장기 사업인 주차장과 공중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매장의 부족한 점을 채워 준다면 재래시장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상인들 스스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상인들의 노력에 행정지원이 뒷받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범열 한국유통연구소 소장은 현재까지 시대별 유통구조와 소비자 선호도의 변화를 설명하고 현재 상당수 재래시장이 존폐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지역 특산물의 판로가 제한돼 지역경제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재래시장의 입지여건과 소비자의 정서를 잘 활용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재래시장은 대부분 지역 중심상권이나 생활권에 위치하고, 부지규모도 1천평 이상에 달하며, 시장주변에 많은 골목시장과 상점가가 형성돼 있음을 주지시켰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향수가 깃들어 있기 때문에 상인이나 자치단체의 노력 여하에 따라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나라 최대 신도시인 분당지역의 유통시설과 대형할인점의 상권경쟁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점과 일본 대도시에서 발달하고 있는 재래시장을 들었다.
주차장 등 편의시설 확보 시급
현재 천안시는 전통적인 5개 상설재래시장과 읍·면지역 3개시장, 천안역 지하상가, 르씨엘 등 시장이 다양한 형태로 분포돼 있다.
터미널에 갤러리아백화점, 야우리 쇼핑몰을 비롯한 중부물류, 메가마켓, 까르푸, 마그넷, 이마트, 동방마트 등 대형 할인매장도 시 외곽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각종 중형 공판장들이 기존재래시장은 물론 골목슈퍼 상권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통신수단의 발달로 인한 전자상거래가 급속도로 확산돼 상권경쟁이 더욱 치열해 졌다.
2년 전부터 천안시가 추진한 재래시장 환경정비사업이 놀라우리만치 변모한 것은 많은 상인들과 고객들이 인정하고 있다. 특히 차량이 진입할 엄두도 내지 못하던 남산중앙시장의 경우 좌판을 정비하며 원활하진 않지만 소통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시장안으로 진입한 차량은 지나치며 눈요기에 그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눈에 띄는 물건을 보더라도 흥정할 여유가 전혀 없다. 천안시 9개 상설 및 정기 재래시장 가운데 주차시설을 갖춘 시장은 단 한 곳도 없다.
환경정비로 시장내부가 깨끗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신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몇몇 상인들의 말도 주목할만하다.
이범열 소장도 “재래시장은 60∼70년대 도시화 과정에서 형성된 시장이 주를 이뤄 당시는 무난한 시설이었으나 오늘날 토지효율의 한계”를 지적했다. 또한 건물노후로 위생, 화재무방비 등을 시급한 해결과제로 꼽았다. 특히 주차시설 부재는 구매행동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천안시 김재근 지역경제과장은 “주차장 시설과 공중화장실 설치추진을 단계별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사업비 42억원에 대한 국비 확보를 위해 산업자원부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