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토) 중부화물터미널이 개장식과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채권단 인수로 재가동, 서해안시대 물류 심장역할 기대
천안시 구룡동 소재 중부화물터미널(대표 김창식)이 지난 3일(토) 개장식과 더불어 새롭게 출발했다.
IMF 전후로 1백30억원의 민간자본이 투입된 전신, (주)천안화물터미널은 2만3백87평의 대지에 10만2백53평의 터미널시설을 조성했다.
막대한 민간자본으로 건립된 시설은 사무실, 창고, 배송센터, 주차장 등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와 시설을 갖춘 것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물류기능의 일대 혁신을 기대했었다.
특히 아산권 및 서해안 개발에 따른 물동량의 증가와 국내 교통의 중심부에 위치한 점은 물류 심장기능으로서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99년 IMF 여파로 정상적인 운영 개시도 못한 채 화물터미널은 위기를 맞았다. 이렇게 되자 채권은행은 화물터미널에 대한 경매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신청했다.
이때 공사에 참여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채권자들이 화물터미널을 인수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복잡하게 얽힌 각종 이해관계들로 마찰을 빚었다.
그로 인해 법정분쟁으로 비화되고 더욱 심화돼 대법원까지 가서 최종 판결을 받아야 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소유권 이전 절차가 최종 종결된 것이 지난 10월8일.
그리고 지난 3일엔 지금까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한 채권단과 입주자들이 자축하는 의미와 함께 앞으로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새롭게 출발하는 중부화물터미널 임직원들은 이날 아픈 상처를 도려내고 건강하게 다시 태어났음을 선포했다.
김창식(57) 대표이사 인터뷰 - 보관·분배기능 갖춘 제2의 경영기반시설
▲화물터미널을 인수하게 된 배경은.
=IMF 여파로 인해 화물터미널은 운영 한번 제대로 못하고 위기상황에 몰렸다. 그렇게 되자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 대표들은 공사대금도 받지 못한 채 주저앉게 될 상황에 몰렸다.
그러자 일부 채권자들이 차라리 화물터미널을 인수하자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면서 터미널 입주업체와 공사채권자 대표 6명이 모임을 갖고 인수하자는데 의견일치를 보고, 인수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각 업체 대표들은 큰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각자 사재를 털고, 일부에서는 자신의 집과 사업장을 담보로 또다른 부채를 만들면서까지 인수에 동참했다.
출자금에 따라 화물터미널 지분권을 갖게 됐지만 적자가 계속됐다. 현재 자체 구조조정 등을 통해 어렵게 손익분기점은 맞추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현상유지조차 힘든 상황이다.
▲현재 경영상태는 어떠한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화물운송과 주선업 30개 업체가 입주해 39개 사무실을 사용하고, 편의시설 7개 업체가 입주해 14개 사무실을 사용한다. 차량정비관련 7개 업체가 9개 사무실을 이용하고, 일반 사업체 8개 업체도 17개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물류시설은 1천1백79평 창고를 갖추고, 대형 91대 포함 3백25대의 동시주차 능력을 갖춘 주차장과 주유소를 주요시설로 갖추고 있다.
월 단위로 창고수익 1천3백만원, 임대료 2천5백만원, 주유소 1천5백만원 정도가 수입으로 잡힌다. 그러나 15명 직원의 인건비 2천만원, 제세공과금 1천만원, 대출이자 2천2백만원 가량의 지출로 어렵게 손익분기를 맞추고 있다.
아직 출자자들에 대한 지분배당은 엄두도 못내고, 다만 현상유지로 만족하고 있는 실정이다. 출자자들은 적게는 몇 천만원부터 몇 십억원에 이르기까지 자금이 묶여있는 상황이라 그들의 체감 손실액은 엄청나게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설에 따른 추가 수익사업이 이어진다면 희망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수익사업이라면
=현재 기사들은 차안에서 새우잠을 자는 딱한 처지에 있다. 그들을 위한 휴식처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저렴한 비용으로 마련해 주고, 그에 따른 일정의 수익을 찾는 것이다. 또한 충분한 휴식을 취한 운전기사들은 안전운행으로 난폭, 졸음운전이 사라져 사고의 위험도 그만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창고시설이나 주차면적이 부족한 실정이다. 화물터미널 이용고객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에 따른 시설보완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한다면 고객에겐 더 많은 혜택을 주면서 화물터미널 추가수입도 발생하게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부화물터미널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지역경제는 물론 국내·외 물류의 심장과 혈액역할을 수행하며 공익적인 역할비중이 크다. 중부화물터미널은 연간 화물취급 3만2천8백50톤, 창고·배송센터 28만톤, 주차장 35만9천대의 처리능력을 갖췄다.
시내 중심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어 도심의 교통정체가 해결된다. 또한 터미널이 없다면 도시 어디에선가 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일반 차량의 주차공간을 침범할 것이다. 아니면 불법 주차로 인해 차량 통행을 방해할 지도 모른다. 이밖에도 강·절도 피해 등 범죄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중부화물터미널은 왕복운송체계가 가능하며 막대한 물류비용 절감과 에너지절약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정부의 일정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 물류수송에 있어 화물트럭이 차지하는 비중은 92%에 이른다. 그리고 많은 면적의 주차시설을 필요로 한다. 막대한 투자금액에 비해 수익이 한정돼 있어 순수 민자로 이끌기엔 많은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그에 따른 정부 지원은 전무하다. 정부는 마땅히 세제혜택 등 직·간접적인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여객터미널과 비교하면 여객터미널은 종합토지세의 50%를 감면받는다. 그러나 화물터미널은 더 많은 주차공간을 제공하면서도 100% 종합토지세를 모두 납부해야 한다.
앞으로 화물터미널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특히 서해안시대 거점도시인 천안의 경우 물동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경영여건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