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농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농업에 전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농민과 농촌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정진환(65·광덕면 대덕리) 전 광덕농협 조합장이 31년간 몸담았던 농협을 떠나 농부의 한 사람으로 돌아갔다.
지난 6일(화) 광덕농협은 그 동안 농협근무에 인생의 절반을 바친 정진환 조합장의 새 출발을 축하해 주기 위해 조합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7월31일 천안농협(조합장 홍재봉)과 합병의사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로 합병이 결정돼 내년 2월 임기만료보다 다소 앞당겨 진 것.
정진환 조합장은 60년대 말 지방직 공무원으로 4년간 재직했었다. 그러나 당시 농촌운동에 뜻을 두고 공직을 사퇴한 그는 71년 광덕에서 농협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동면, 수신 등에서도 근무한 바 있고 그러던 중 지난 94·98년 광덕농협 제9·10대 조합장에 출마 당선됐다.
농촌복지 증진과 농가생활안정을 목표로 일해 온 그의 농협과 맺은 외길인생 31년은 지난 6일을 끝으로 만료됐다.
이날 농협 임직원과 조합원들이 마련한 자리에서 정진환 조합장은 작별인사를 나누다 끝내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30여년간 농협에 몸담으며 어렵던 시절도 참 많았다. 그럴 때마다 조합원들의 협조로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협조를 아끼지 않은 조합원들께 다시한 번 감사드린다”는 말을 남겼다.
정진환 조합장은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을 벗은 것 같이 후련하다고 말했지만, 뭔가 텅 빈 것 같은 허전함이 가슴 한 켠에 남는다고 고백했다.
그는 광덕에서 나고 자랐다. 또한 인생의 대부분을 광덕에서 보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제 그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후진에겐 좋은 스승으로, 지역에선 든든한 맏형으로 그 역할과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