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천안시지부를 점거 농성중인 천안농민회 회원들.
“농협중앙회 ‘긴급지시 1호’를 철회시켜라. 농민 조합원의 생존권과 사활이 걸린 문제며, 농민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전국 농민들은 무기한 농성에 돌입할 것이다.”
지난 5일(금) 농협중앙회는 ‘긴급지시 1호’라는 공문을 전국 시?군으로 발송했다. 이에 전국농민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 8일(월) 전국 동시다발로 시?군 농협중앙회를 점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농협중앙회의 공문내용에 따르면 2001년산 벼 회원농협 자체매입 관련 지시사항에 ▲벼 수매시 외부 시위나 압박에 의해 무리한 가격이 결정되지 않도록 할 것 ▲조합손실 발생시는 의결에 참여한 임원진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점 주지 ▲비정상 가격결정 조합에 대해서는 중앙회 지원시 감안할 계획이라고 명기했다. 또한 지역본부장이나 시?군지부장은 회원조합을 지도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천안시농민회(회장 정진옥) 소속 농민 10여명도 농협중앙회천안시지부(지부장 김천묵)를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천안농민회 정진옥 회장은 농협중앙회가 돈벌이에 급급해 농민을 외면하고 회원농협을 협박하는 것이라고 규정짓고 “농민의 입장에 서지 못하는 농협은 더 이상 농민을 위한 농협이 아니다”라며 “바쁜 추수기에도 불구하고 천안농민회는 공문이 철회되고 농협중앙회장이 사과할 때까지 점거농성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전국적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은 농업단체협의회 대표 앞에서 공식 사과하고, 농협중앙회 입장을 담은 수정내용 공문을 시행하는 것은 물론 공문작성 담당 직원은 파면하기로 했다고 사태해결에 나섰다.
또한 2000년 수매가격 수준에 수매할 것과 중앙회 매입분 4백만석에 대해서 일선 조합에 떠넘기는 일 없이 책임지고 처리키로 했다.
위의 모든 합의 사항을 전달받은 새벽 0시30분경 천안농민회는 농성을 풀고 귀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