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올해는 예년에 비해 추석을 맞은 일반 시민들의 부담이 커 보인다.
올 추석은 휴무일수는 증가한 반면 침체된 경기 탓에 넉넉한 휴가를 즐기는 근로자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금) 천안상공회의소(회장 성무용)가 충남 서북부지역 2백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추석휴무 및 상여금 지급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그대로 반영됐다.
설문에 응한 총 1백63개 업체 중 정기상여금 외에 특별상여금까지 지급하는 업체는 단 1개 업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여금 지급업체 중 정기상여금 ▲1백% 지급 64.2% ▲50% 지급 35.8% ▲약간의 떡값과 귀향여비 지급 22.7% ▲기타 선물과 교통편의 제공 32.5%로 조사됐다.
한편 추석연휴 현황을 살펴보면 일요일과 개천절이 포함돼 법정 휴일은 4일로 지난해와 같으나 경기침체로 인한 구조조정, 조업단축, 계약단기근로자 등으로 휴무일수는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이상의 휴무를 실시하는 업체는 97%로 대부분 업체가 법정공휴일을 지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간 휴무 1백14개 업체 70% ▲5일간 휴무 44개 업체 27% ▲2일간 휴무 및 교대근무 5개 업체 3%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천안상의 관계자는 “국제적인 경기불황과 장기적인 국내경기 침체로 경영실적이 악화된 기업이 많아 예년에 비해 특별상여금이나 정기상여금, 추석선물 등을 준비한 업체가 줄어 추석경기는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도 고향엔 가야죠”
최근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추석명절에 고향에 갈 것인가’라는 설문에 4명중 1명이 고향을 가지 않겠다고 답했다는 통계를 들며, 심각한 경기침체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매스컴이 오히려 침체된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따르기도 했다.
본 기자는 지난 15일(토) 천안시 쌍용동 소재 모 대형할인점 주차장에서 쇼핑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했다. 대부분 시민들이 인터뷰를 꺼려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지는 못했지만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분위기는 일치했다.
또한 지난 19일(수) 중앙시장과 천일시장을 찾은 시민과 상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아직은 추석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어느정도 유동인구는 늘고 있지만 눈에 띄는 매출변동은 없다는 것이 상인들의 말이었다.
대형매장도 본격적인 명절분위기는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예년보다 크게 증가된 매출실적은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다음주 중반 이후에야 본격적인 추석 대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박모씨(32·회사원 3년차, 고향 신탄진)는 “어려워도 고향은 가야 되는 것 아닌가. 처음부터 정액연봉제로 입사했기 때문에 상여금이란 명목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 그러나 추석같은 명절에는 평상시보다 지출이 크기 때문에 부담은 된다. 추석선물은 계획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모씨는(46·주부, 남편(자영업)고향 서산) “추석준비라고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다. 고향갈 때 과일이나 한 상자 사고, 큰집에 약간의 봉투와 부모님 옷 한벌 정도만 생각한다. 아이들 선물은 생략하는 것으로 미리 이해를 시켰다”고 말했다.
<이정구 기자>tant@icro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