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부터 30여 년간 지역축제로 내려오던 ‘아우내 단오제’가 무관심 속에 존폐 위기에 놓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무관심 속에 2년째 중단, 소외받는 전통문화 명맥조차 끊기나“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평생을 소리꾼으로 살다 간 명창 박동진 선생이 한 말로 한 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유행했던 말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국적조차 불분명한 각종 행사와 축제가 난무하는 가운데 정작 우리의 자랑스런 유·무형 문화유산과 세시풍속이 소외 받다 못해 명맥이 끊기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설, 한식,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절이자 민족축제로 즐겨오던 ‘단오’가 이젠 낯설기까지 하다. 단오(음력 5월5일)는 초여름 모내기를 끝낸 후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그네뛰기, 씨름 등 민속놀이를 즐기며 창포에 머리감고, 각종 음식을 이웃과 함께 나누며 생활 속에서 명절로 즐기던 축제였다. 그리고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라는 의미로 부채를 선물하는 미풍양속도 전해져 내려왔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교과서 풍속도에서나 볼 수 있는 먼 이야기가 돼 버렸다. 이런 가운데 천안지역에서 유일하게 단오축제로 이어져 내려오던 ‘아우내 단오제’가 2년째 중단되며 존폐위기에 놓였다.그동안 행사를 주최했던 아우내문화원은 아우내 단오제가 마지막 열렸던 지난 2003년까지 2000만원 안팎의 예산으로 근근히 행사를 이끌어 왔었다. 그러다 작년에는 행사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그나마 유지해 오던 명맥이 중단된 것이다.올해도 마찬가지로 해마다 문화원에 지원하던 시 예산이 본예산에 편성되지 못한 채 ‘임의단체보조금’ 명목으로 추경에 편성돼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집행되지 않고 있는 것.아우내문화원은 결국 지난 2003년 열렸던 제21회 행사를 끝으로 2년 연속 ‘아우내 단오제’ 를 개최하지 못했다.존폐위기 봉착한 ‘아우내 단오제’아우내 장터에서 단오제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74년. 당시 천원문화원(현 아우내문화원)에서 사라져 가는 민속놀이를 계승하기 위해 척사대회와 줄다리기대회, 그네뛰기 대회를 열면서 출발했다. 초창기에는 2∼4년마다 열렸으나 1984년 제4회 대회부터는 단오절 민속놀이 경연대회로 명칭을 바꾸며 매년 실시해 왔다.이 행사는 ‘3?1절 기념 봉화제’와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였다. 특히 천안 동부 지역으로 분류되는 목천, 북면, 성남, 수신, 동면, 병천 6개면과 남부지역인 광덕, 풍세 2개면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네뛰기, 줄다리기, 여자씨름 등 지역간 화합을 다지는 행사로 정착돼 왔었다.그러다 지난 2003년 21회 대회를 끝으로 단오행사는 천안지역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그동안 단오제에 대한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 취지와 달리 행사에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보다는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동원형태로 변질된 것이다. 문화원의 인력과 예산 등에서 많은 한계가 노출되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개발에도 실패한 것이다. 거기다 전통문화의 계승과 보급을 위한 노력도 결여된 상태다. 그러다 보니 ‘아우내 단오제’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아우내 단오제 부활에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