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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최고의결기관은 ‘대의원 총회’

‘대의원 총회’

등록일 2005년04월0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농협 바로알기의 일환인 농사모의 첫 강의가 열렸다. 협동조합연구소 최철근 대표의 강의에 참석자들이 매우 진지하게 몰입하고 있다. ‘농사모’ 최철근 초청강연, 농협개혁 첫발지난 3월2일 공식 출범한 ‘농협협동조합발전위원회’(회장 김승진, 별칭 농사모)의 농협개혁을 위한 첫 행보가 시작됐다.(관련기사 본보 3월8일자 보도)농사모(농업과 농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지난 3월30일(수) 오후 2시 성남면의 한 식당에서 협동조합연구소 최철근 대표를 초청해 강연회를 가졌다. 농사모가 표방한 것처럼 농협을 바로 알자는 교육사업의 첫 행보를 보인 것이다.이날 강연회는 50여명의 지역 농협 조합원, 대의원, 이사, 직원 등이 참석해 강연을 경청했다. 특히 동천안농협 조합원들 위주로 조직된 농사모 회원 이외에 천안농민회, 천안시농업경영인회, 인근농협 대의원, 직원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이날 참석자들은 대체적으로 강의 내용에 대해 매우 만족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지금까지 막연하게 알았던 협동조합의 실체에 대해 또는 전혀 몰랐던 사실들을 새롭게 접해 향후 각종 농협관련 정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천안농민회 박성규 사무국장은 “농사모의 교육사업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특히 강사섭외나 강의내용 모두 좋았다. 앞으로 보다 깊이 있고 지속적인 교육사업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농협개혁이나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농사모의 활동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이날 참석자들은 강의가 진행되는 3시간 여 동안 최 대표의 강의 내용에 몰입하고, 농협의 변칙적인 운영사례에 대해서는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당초 농사모에서는 동천안농협 회의실을 이용하기 위해 협조를 요청했으나 농협측의 거부로 휴업 중인 인근 식당을 임시 강의실로 활용했다. 동천안농협의 회의실 이용 거부는 이번이 두 번째며, 추후 논란이 예상된다. 농협개혁 교육에서 시작이다 - 농협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우리는 농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농협법에 조합은 조합원에게 협동조합의 운영원칙과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돼있으나 지금까지 요구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조합원에게는 고사하고 대의원, 이사, 감사, 심지어 조합장에게도 협동조합의 운영원칙과 방법에 대한 교육이 거의 없었다.농협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뭔가 잘못돼 간다는 느낌과 불만은 있어도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하지 않는 조합은 발전할 수 없다.왜 농협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가1988년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조합장과 중앙회장을 직선제로 선출했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다. 직선제는 됐는데 사업계획, 수지예산, 결산승인 등 조합의 살림살이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에 대한 교육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합원은 농협에 대해 알지 못했다. 모르니까 농협을 개혁 발전시킬 수 없었다. 조합원, 대의원, 이사, 감사가 조합의 살림은 어떻게 하는 것이며, 권한은 어디까지며,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눈 뜬 장님’이다.조합장 직선제 이전인 1988년까지는 사업계획, 수지예산 등을 중앙회에서 심의, 의결해 왔다. 이후 조합장 직선제와 함께 대의원 승인사항으로 법은 바뀌었으나 아무도 이에 대해 가르쳐 주지 않았다. 예·결산서 보는 방법조차 가르쳐 주지 않고 대의원 총회에서 승인을 강요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 총회를 철저히 우롱하는 것이다.중앙회는 지금도 중앙회 지침, 권고 등으로 사업계획, 수지예산 등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특히 단위농협의 임금 등은 중앙회 직원들의 임금과 차이에서 오는 반발을 막기 위해서인지 관철시키고 있다. 단위농협에서도 대의원 실비인상, 이·감사·조합장 실비인상 그리고 직원임금 인상의 순서로 담합의혹이 크다.이렇게 허둥거리고 있는 사이 작았던 조합장 월급은 전무에 준하도록 중앙회가 지도했고, 보수 등 이권이 많아졌다. 그러자 농민도 아닌 농민을 업신여기던 유지라는 자들이 조합장에 출마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결국 각종 부정한 방법으로 당선되고, 당선만 되면 조합장은 농민의 편이 아니라 직원의 편으로 농민의 품을 떠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따라서 조합원에게 최대 이익을 주고, 농협 운영을 감시하라고 선출한 대의원, 이사, 감사들은 교육을 통해 깨어나야 한다. 농협에서 가르쳐주지 않으면 스스로 강사를 만들고 교육해야 한다. 투명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농협의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 총회에는 난해하고, 복잡하고, 부실한 자료만 던져놓고 대충대충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회원조합은 앞으로 더 이상 용납해선 안된다. 회원조합은 반드시 중앙회 보고자료와 동일한 자료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대의원들에게 총회 1주일 전에 제공해야 한다.단위농협은 농민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그렇다면 협동조합이 누구를 위해 일해야 하는지 분명하지 않는가. 단위농협 하나 무너져도 중앙회는 눈 하나 꿈쩍 않는다.농협의 최고 의결기관은 바로 ‘대의원 총회’다. 대의원들은 총회 내용이 이해되지 않으면 절대 손도 들지 말고, 도장도 찍지 말아야 한다. 대의원의 의무와 권리를 바로 알고 바로 행사해야 한다. 총회에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해할 때까지 설명을 요구하면 된다. 농협이 그것을 거부한다면 더 이상 그들의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다. 투명하지 않은 사업은 절대로 협의대상이 될 수 없다. 농협운영 전반에 걸쳐 공개 못할 내용은 있을 수 없다. 궁색한 변명으로 공개를 거부하는 농협이 있다면 분명 정도를 벗어난 것이다.무자격 조합원은 반드시 가려내야 한다. 조합원의 정당한 권리가 잘 못 악용될 소지가 있으며 조합부실의 원인이 된다.사업보고서,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이익 잉여금 처분계산서, 결산보정보고서, 감사의견서 등 대의원들이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 것은 대의원의 잘못이 아니라 농협의 잘못이다. 농협은 대의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시켰어야 했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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