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선정을 위한 전국전문가 대토론회가 열린 지난 11일(금) 오후 2시, 천안시민문화회관에는 3개 시·도에서 2백여 명의 시민, 관계자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선정을 위한 전국 전문가 대토론회)백년대계 생산적 결정 바람직, 천안·오송·대전 상생의길 찾아야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유치전이 천안, 충북, 대전 3개 지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민심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마다 각자 유리한 지역 특성을 내세우며, 최적지임을 주장하는 가운데 지난 11일(금) 오후 2시 천안시민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충남발전연구원(원장 김용웅) 주최로 전국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성무용 천안시장, 박상돈 국회의원, 김용웅 충남발전연구원장, 김용웅 충남북부상공회의소 회장, 충남·충북·대전 지역주민 등 2백여 명이 소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높은 관심을 보였다.호남고속철도 분기역 결정을 앞두고 개최된 이번 토론회는 3개시도 관계자들이 참석, 전문가들의 견해를 끝까지 경청하고 주제 발표자들에게 질문을 하는 3시간 여에 걸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토론회에 앞서 김용웅 충남발전연구원장은 “행정수도 위헌결정 이후 3개 시도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상생과 협력관계에 흠집이 발생해선 안된다”며 “3개 지역의 경합으로 최적지가 결정된다면 국가적으로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성무용 천안시장도 환영사를 통해 “이번 토론회는 3개 지역 모두 나름대로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유치경쟁 자체가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보다 발전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과정이며, 결과에 승복하고 충청권이 분열로 치닫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유치활동이 가장 활발한 충북지역 도의원 4명, 청주시의원 7명, 청원군의원 5명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충남지역은 패널로 참석한 최민기 도의원을 제외하고는 기초의원조차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정치적 논리 배제, 국토균형발전 고려해야이날 토론회에서 ‘호남고속철도 사업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한 한국철도대학 서광석 교수는 “호남고속철도 건설사업은 행정수도 입지 선정과 관련이 있어 이에 대해 고려할 사항들과 함께 검토돼야 한다”며 “이 사업은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야 국가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전남대 이정록 교수는 ‘호남고속철도 노선의 합리적 선정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분기역 선정은 어떤 정치적 논리에도 휘둘리지 말고 전문가 집단이 참여한 객관적인 평가결과에 근거해 최적의 대안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칫 분기역 유치를 둘러 싼 충청권의 지역 갈등이 호남고속철도의 조기착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된다”며 우려를 표했다.호남여론은 ‘신설노선’과 ‘조기착공’이같은 주제발표에 대해 7명의 토론자들이 호남고속철도 노선에 대해 각자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광주·전남 발전연구원 조상필 선임연구위원은 “호남권 여론은 기존노선의 활용이 아닌 신설노선을 원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조기 착공을 바라고 있다”며 “입지선정 문제로 사업이 지연돼 충청권 주민에 대한 반감이 팽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착공을 위해 목포에서 먼저 공사를 시작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필 위원은 수도권 과밀화가 우려되기도 하지만 천안을 경유한 직선노선에 더 큰 무게를 두었다. 충남도의회 호남고속철도특위 최민기 의원은 “호남지역 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은 천안이다. 천안은 호남고속철도의 설립취지대로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볼 수 있는 지역이다. 정치적 논리가 개입되지 않은 정부의 추진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발전연구원 이재영 박사는 “3개 시도 중 한 곳을 선택했을 때 나머지 2개 지역에 대한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과제”라며 “누락된 곳도 분기역 유치에 버금가는 정부지원을 약속함으로써 선의의 경합과 결과에 대한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개발연구원 원광희 연구위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며 “행정복합도시 연기·공주를 중심축으로 새롭게 국토의 재배치와 함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소외지역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원 위원은 “서울에서 호남까지 걸리는 시간을 우선시 할 것이 아니라, 전국 도처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오송을 중심으로 발전 축을 그리자”고 말했다.서울시정개발연구원 김순관 연구위원은 “수도권은 더욱 팽창할 것이며, 서울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 교역의 중심이 될 대중국 교류와 서해안 연계를 위해서도 오송 보다는 천안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단국대 김동녕 교수는 대전과 충남·북을 모두 수혜지역으로 포함시키자는 의견을 보였다. 김 교수는 천안-논산-광주, 천안-오송-대전 등 분기와 신설을 묶어서 세 곳 모두 수혜지역으로 만든다면 이상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용웅 충남발전연구원장은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선정을 앞두고 최적 노선 입지를 위한 합리적인 노선선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제기한 내용 등을 취합, 해당기관에 보내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