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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횃불을 다시 올렸습니다

그날의 횃불을 다시 올렸습니다

등록일 2005년03월0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86년 전 그 날의 함성 재현, 헌병주재소 불사르며 울분 토해3.1의 횃불을 다시 올렸다. 헌병 주재소도 불살랐다. 선조들의 피맺힌 절규와 응어리진 울분을 오늘 모인 군중들이 맘껏 토해 내고 있다.천안시 병천면 유관순 열사 추모각 앞. 해질 무렵 하나 둘 모여 든 시민들이 유관순 열사 추모각에 헌화와 분향을 시작했다. 저마다 흰색 두루마기를 입고 사적관리소 광장을 가득 메웠다. 머리엔 “애국·애족”그리고 태극무늬가 선명한 머리띠를 동여매고 그 날의 그 함성을 부르짖었다.얄궂게도 바람까지 거세게 불었다. 늦겨울 싸늘한 기운이 옷깃을 여미게 만들었다. 그러나 차가운 바람이 군중들의 뜨거운 열기를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이때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은 3·1절기념봉화제 추진위원회 김광현 위원장이 목청껏 외쳤다.“86년 전, 그 날 밤에도 이렇게 추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분은 이따위 추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16세의 어린 나이에, 그것도 여성의 몸으로, 우리를 둘러싼 어둠을 뚫고, 우리 앞에 역사의 산 증인으로, 우뚝 서 있는 매봉산에 올라, 우리 가슴속에, 꺼져 가던 민족혼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한 줄기 빛을 던지셨던 것입니다.”그의 연설은 계속 됐다.“여러분! 지금 여러분을 둘러싼 어둠이 두려우십니까. 숨결에 부딪치는 냉기가 괴로우십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의 가슴에도 유관순 열사가 우리에게 남겨주신 영원불멸의 민족혼을 한 번 이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지난 23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독도를 일본 영토로 한다는 조례안을 통과시키고 ‘독도의 날’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같은 날 주한 일본대사 다카노 도시유키는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나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망언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친일파를 찬양하는 서적 및 웹사이트가 난립하고 있습니다. 중국 또한 우리의 고구려를 통째로 집어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오늘 이 곳에서 열사가 남긴 위대한 뜻을 계승 발전시키고, 나라 안팎으로 당면한 환우에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것을 제안합니다.”유관순 열사 추모각을 나선 시위대는 저마다 횃불과 태극기를 들고 유관순 열사가 거사를 일으켰던 아우내 장터로 향했다.방한복으로 똘똘 뭉친 유모차에 이제 갓 백일 지난 어린아이가 태극기와 횃불시위에 동참했다. 하루 일과를 마친 직장인들, 초중고대학생들, 농민과 사회봉사단체, 일제와 한국전쟁을 겪은 어르신들도 횃불행진에 동참했다.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꽁꽁 언 몸을 녹이라며 자원봉사자들이 따뜻한 음료를 준비해 시위대를 독려했다. 병천의 명물인 순대국밥을 시위대에 제공하는 이들도 있었다.길게 늘어선 횃불 행렬은 장관을 이뤘다. 거리행진 중간에 판자로 임시 제작한 헌병 주재소가 있었다. 그 곳에 불을 지르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그 함성이 밤하늘에 길게 메아리쳤다. 누군가 선창이 이어졌다. “대한독립-만세” “대한민국-만세!” “독도는-” “-우리 땅!” “고구려여 영원하라” “겨레의 얼 이어받아 통일조국 이룩하자!”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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