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안농협(성남, 목천, 북면) 조합원들로 구성된 농업협동발전위원회가 지난 2일(수) 성남면의 한 식당에서 창립해 농협개혁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민조합원들이 농협에 대해 무엇 하나 제대로 아는 것이 없어 답답했습니다. 모르기 때문에 언제나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합원 스스로 농협이라는 조직을 배우기로 했습니다. 농협의 설립 취지부터 법, 정관, 규약, 재무제표 보는 방법까지 어릴 적 한글 깨치듯 이제부터 하나하나 배워 나가렵니다.”농협을 바로 알고, 스스로 조합의 주인이 되어 조합원을 위한 조합을 만들어 나가자는 모임이 결성돼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일(수) 동천안농협 조합원들로 구성된 ‘농업협동조합발전위원회’(회장 김승진, 별칭 농사모)가 공식 출범했다. 스스로 ‘농업과 농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밝힌 농사모 회원들은 창립 당일 동천안농협 조합원 70명이 회원에 가입했으며, 가입을 희망하는 조합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농사모에 가입한 회원들 중 동천안농협 대의원 총91명 중 20명이 포함돼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들은 철저히 학습단체임을 표방하고 있다. 그리고 조합원은 물론 비조합원이라도 뜻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농사모는 회원들을 시작으로 점차 시민들에게 농협 바로 알기 운동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농사모 윤삼병 총무는 “농협에 대해 그동안 너무 무지했기 때문에 뭔가 잘못되어 간다는 느낌과 불안은 있어도 아무런 문제제기도 못하고 눈뜬장님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류형선 사무국장은 “1988년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지역 조합장이나 중앙회장을 직선제로 선출한지 17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조합원들은 이제부터라도 농협조직을 바로 알고 참여를 통해 개혁해야 하며, 그 첫걸음은 교육에서 시작 될 것”이라고 말했다.농사모 출범에 대해 동천안농협에서는 조합원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해 우려 섞인 의견을 개진했다. 동천안 농협은 안내문에서 “농협은 영농회별로 조합원이 선출한 대의원이 있고, 대의원회를 통해 농협의 주요 의사를 결정해 운영하고 있다. 대의원이 선출한 12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가 의견을 수렴해 주요 업무를 집행하는 민주적 운영체다”라고 밝혔다.따라서 농사모의 뜻과 취지는 좋으나 농협의 제도권인 대의원회나 이사회를 통해 의사를 반영하고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농사모 농협회의실 이용 못해 유감농사모 출범에 앞서 농사모 준비위원회에서는 동천안농협 회의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으나 농협 측에서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유감을 표했다.이에 대해 윤삼병 총무는 “조합원들이 조합회의실을 이용하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다”며 “조합을 조합원들이 이용할 수 없다면 누구를 위한 조합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곽노술 전무는 “모든 조합원이 인정한 제도권 안에서 얼마든지 제 역할과 기능을 찾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별도로 단체를 구성하는 것 자체가 조합의 화합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