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초등학교 제92회 졸업식과 함께 열린 창씨개명 본성명 복구 졸업장 수여식 장면. 천안초, 창씨개명 본성명 복구 1천2백명 졸업장 재수여“일제치하 나라도 잃고, 이름도 빼앗긴 채 받았던 치욕의 졸업장을 60여 년 만에 다시 내 이름으로 받게 돼 그 감격을 뭐라 표현할 수 없습니다”천안초등학교(교장 허 은)는 일제 때 창씨개명된 일본이름으로 졸업한 졸업생들에게 우리 이름으로 졸업장을 다시 수여하는 졸업장 재수여식을 열었다.일제 강점기 창씨개명 잔재를 청산하고 민족정기를 확립하려는 교육적 차원에서 지난 19일(토) 천안초 제92회 졸업식과 함께 실시한 것.천안초 총동창회(회장 허전)가 창씨개명 학적부 본성명 간이복구조치(2천5백63명)와 창씨개명으로 졸업장을 받은 1천2백명에게 본성명 졸업장을 다시 수료토록 학교에 청원서를 제출함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회장 고희영)의 결의를 거쳐 성사된 것이다. 천안초등학교 창씨개명 실상은 28회(1941년 졸업, 천안공립보통학교) 2백10명, 29회 1백97명, 30회 1백38명, 31회(영정공립심상학교) 3백68명, 32회(1945년 졸업) 2백89명 등 총 1천2백명이 재학생으로 이름을 빼앗겨 창씨개명 된 졸업장을 받았고 창씨개명 학적부가 방치돼 있다.▶120면에서 이어짐그리고 1940년 입학 1백48명, 1941년 입학 2백13명, 1942년 입학 2백17명, 1943년 입학 2백22명, 1944년 입학 3백71명, 1945년 입학 1백92명 등 총 1천3백63명은 창씨개명 호적으로 입학했으므로 창씨개명 된 학적부로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창씨개명 본성명 추진운동본부 김성열 본부장은 “1945년 해방 전 졸업생이 있는 학교는 전국 어느 곳이나 같은 실정이다. 해당 학교들은 상급기관과의 관계 등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동창회에서 발의해 운영위원회 결의를 받아 간이 복구조치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1941년부터 1945년 졸업생 학적부는 본 성명을 지운 후 개명한 흔적이 남아 있고, 같은 기간 입학한 학생들은 이미 호적상에 창씨개명 된 이름이 올라가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일본식 이름으로 표기돼 있다.본성명 졸업장을 재수여 하기까지창씨개명 본성명 추진운동본부(본부장 김성열)는 지난 2001년부터 학교에 방치한 창씨개명 학적부를 본성명 복구조치하도록 다방면으로 추진해 왔다.교육인적자원부에 직접 질의와 청원 3회, 청와대 청원 1회, 대법원 질의 1회, 인권위원회 청원 1회, 헌법재판소 질의 1회, 국회상임위원장과 상임위원 각 1회 등에 협조를 의뢰해 왔다.이에 대해 김성열 본부장은 “질의와 청원을 보낼 때마다 국가기관에서는 창씨개명 된 일본이름 학적부를 그대로 방치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보존관리기간(50년)이 지나서 관계없다는 무책임한 반응이었다. 또한 방치된 창씨개명 학적부를 새삼스럽게 들추어낼 필요가 없다는 회신만 받았다. 심지어 인적, 물적, 시간적 낭비라며 의무적으로 답변(3회)해 줄 이유가 더 이상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그러나 학적부는 인적확인 관계 문서이므로 영구보존되도록 법(교육부훈령 제616호, 제22조)으로 정해 놓았다. 학교는 학적부를 영구 보존할 의무가 있다.(대통령령 제17901호, 제15조(보존기간))김성열 본부장은 “일본 위정자 중에서는 지금도 창씨개명은 조선사람들이 간절히 소원해서 천황이 윤허해 준 혜택이라고 망발하고 있다. 조속히 방치된 창씨개명 학적부를 간이 복구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은일제는 1941년 창씨개명을 강제로 단행해 5개월 동안 전 국민의 87%를 일본식 성씨와 이름으로 바꿨다.일제 식민지 탄압정책 중에서도 가장 치욕적인 민족말살 정책이었다. 혈통을 생명같이 소중하게 이어온 민족정신을 근본적으로 말살해 일본인으로 만들려는 악랄한 술책이었다. 나라를 빼앗긴 설움과 민족의 근본인 성씨와 이름마저 빼앗겨 버린 것이다.당시 창씨개명에 저항했던 민중들은 갖은 불이익과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