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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처리 ‘반짝’ 행사에 지역상권 ‘휘청’

땡처리 ‘반짝’

등록일 2005년01월1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버스승강장, 전봇대, 건물 등 천안시내 곳곳이 매장 불법전단지로 도배되고 있다. 우후죽순 난립상권 장기불황 부채질외지상인들이 우후죽순 난립하며, 지역상권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점포를 차리고 정당하게 세금 내며 어렵게 버티고 있는 지역상인들이 도산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지역상권 장기불황의 주범은 의류, 잡화 등을 긴급 처분한다며 우후죽순 떠도는 일명 ‘땡처리 업자’의 게릴라식 행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지역의 빈 상가 등을 임대해 적게는 1주일부터 많게는 보름정도 반짝 행사를 실시하며 소나기식 대규모 전단지를 살포한 후 지역소비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최근 지역의 일부 상인들이 이들(땡처리 업체)의 영업이 지역상권을 유린하고,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진정서 내용에 따르면 “무자료거래, 판매시설이 아닌 곳에서 판매행위, 주차장 및 노지를 이용한 천막시설 판매행위 등은 불법”이라며 천안시의 강력한 지도단속을 요구하고 있다.실제로 천안시 대로변이나 시내버스 승강장, 골목, 전봇대, 담장 등 구석구석 이들의 흔적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빈 상가나 공터를 임대해 판매망을 형성한 이들은 막강한 조직력과 정보력을 이용해 판매행사 전단지와 포스터를 시내 곳곳에 대량 살포한 후 일정기간 싹쓸이 판매행사를 갖는다. 최근 개장을 앞둔 한 쇼핑몰 관계자는 “천안의 시장규모로 볼 때 현재 영업 중인 땡처리 업자들이 열흘간 대규모 행사를 치르고 나면 그 매출액이 천안시 전체 의류상인들의 한 달 매출을 육박할 정도”라고 말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열흘뿐만 아니라 그 후폭풍은 더욱 심각하다. 지역 쇼핑몰에서 그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물건을 공급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더 이상 구매 욕구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 상인들은 겨울상품을 그대로 재고로 떠안고 봄상품을 준비해야 한다. 매출도 제대로 못 올리고 봄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지역상인들이 도산하거나 빚을 떠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계절이 바뀌면 봄 상품으로 중무장한 또 다른 땡처리 업체들의 상륙이 예정돼 있다. 일년 내내 지역상권은 외지 뜨내기 상인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지역상권의 황폐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 사이 지역 상인들은 하나 둘 점포 셔터를 내리고 있다.지자체 지역상권 지켜내야문제는 이들 땡처리 업체들과 지역 상인들이 힘겨운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지자체는 지역상권을 전혀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안시는 “규제 근거가 없어서” 라며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한 채 손은 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역상인들은 “지자체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한 상인은 대구, 원주, 울산 등 지자체를 예로 들며 “세무서와 공조해 땡처리 업체들이 정당한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지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무자료거래, 주차장 및 노지를 이용한 판매시설이 아닌 곳에서의 판매행위 등 각종 불법영업행위가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지자체의 미온적 대처로 땡처리 업자들에게 지역상권이 유린당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지역에 점포를 마련해 정당하게 세금내고 영업하던 지역상인들이 설 자리를 하나 둘 잃어가고 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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