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 아름답다.
연일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며칠째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서 밤을 설치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다. 젊은이들조차 매사에 의욕이 없고 짜증스럽기만 한 요즘 날씨에, 뙤약볕 아래서 매일 4∼5시간씩 보내는 15인의 실버단. 이들의 몸짓이 아름답고, 경이롭게까지 느껴진다.
광덕면 게이트볼협회(회장 이종현) 회원 15명은 아침 8시면 어김없이 필드로 모여든다. 8시부터 시작된 연습경기는 보통 정오를 넘긴다. 온몸이 땀에 젖고, 피부는 검붉은 빛으로 변하지만 조금도 동요되지 않는다.
광덕면 게이트볼협회는 창단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의욕과 자신감은 그 누구도 따르지 못한다. 지난 4월 병천면에서 열린 읍·면대항 게이트볼대회에서는 우승까지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취재기자가 실버단을 만난 시간은 정오무렵.
“힘들지 않으세요. 힘든데 좀 쉬었다 하시지요.”
“이봐 젊은 친구,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라네. 힘들다 생각하면 더 힘들고, 덥다고 생각하면 더 덥게 느껴진다네. 한 평생 살며 얻은 교훈이지. 지금 이 시간이 우리에겐 정말 즐겁다네.”
앞으로도 시민체육대회나 각종 게이트볼대회 일정이 잡혀 있다며, 지역의 이름을 걸고 출전하는 시합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운동도 즐기고, 지역의 명예도 지키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황혼의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