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후 교실이 맞벌이부부의 자녀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김인성(39)·조수아(34) 부부는 초등학교 1학년과 5살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다. 이들 부부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자녀 교육문제다. 학교를 마치고 나온 아이가 안정적으로 꼭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 곳은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요즘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여러 사설학원을 전전하는 장면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 어린이들은 보호자의 보살핌이 없기에 안전이 걱정되고, 다니는 학원에서는 양질의 교육을 받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김씨부부 뿐만 아니라 근무시간을 직장에서 보내야 하는 대부분 맞벌이 부부가 느끼는 자녀들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일선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후 교실’ 이다. 천안부성초 ‘햇살둥지’, 환서초 ‘꿈나무배움터’, 용화초(아산) ‘새싹누리’, 감성초(연기) ‘학마을 무지개방’, 금오초(예산) ‘방과후 교실’ 등 충남도내 5개교는 지난 일년간 방과후교실 연구학교로 지정돼 운영해 왔다. 그 운영 성과 및 결과를 지난 9일(목) 부성초등학교에서 합동 보고하는 자리를 마련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방과후교실 왜 필요한가한국교육개발원에서 지난 2003년 발표한 사교육비 규모는 13조6천억원으로 전체 학생의 72.6%가 과외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교육 의존현상은 초등학교 저학년층까지 만연해 있다. 실제로 금년 4월 충남 5개 초등학교 학원 평균 수강률은 90.8%로 이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성초는 1, 2학년 5백77명의 학생 중 5백36명(92.9%)이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총 수강료가 9520만원으로 1인당 16만5000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서초는 1인당 11만1000원, 아산 용화초는 1인당 10만원, 연기 감성초는 1인당 4만9000원, 금오초는 1인당 10만2000원으로 나타났다.맞벌이가정 자녀의 경우 방과 후 반나절 이상 궁여지책으로 여러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교육비용을 떠나서라도 학원교육이 어린 학생들에게 균형잡힌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지는 많은 의문을 갖게 한다. 따라서 공인된 학교 울타리 안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고, 운동을 포함한 교육의 전 영역을 균형적이고 통합적으로 아우른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높다. 또한 과도하게 지출되는 사교육비 절감의 필요성과 사교육혜택을 받기 힘든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 그 필요성이 더욱 크게 와 닿는다.방과후 교실 운영 성과지난 한 해 동안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한 결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학교별로 최대 94%에서 최소 75%까지 높게 나타났다. 학부모 만족요인은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기 때문’, ‘소질계발 프로그램이 있어서’, ‘방과후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서’, ‘학생활동시간이 충분해서’, ‘체험활동프로그램이 있어서’ 등으로 나타났다. 각종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는 사회적 불안요소를 의식한 답변과 공동체 사회에 대한 자녀의 적응능력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방과후 교실 운영결과 그 이전보다 사교육비도 최대 80%에서 최소 53%까지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과후 교실은 1, 2학년을 대상으로 맞벌이 가정 자녀를 최우선적으로 선정했으며 결손가정, 저소득 가정, 일반가정 순으로 신청을 받아 선정했다. 그러나 몇 가지 개선할 점도 나타났다. 방과후 교실 담당 교사는 보육교사, 해당학교 소속 프로그램 담당교사, 학부모교사, 외래강사 들로 구성됐다. 그러나 유급과 무급이 혼재되고 학부모 교사는 대개 무급이었다. 양질의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수준의 강사료 지급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유휴교실이 있는 학교는 방과후 교실운영이 용이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 애로점이 많이 도출됐다. 또한 방과후 교실의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의 업무부담과 시간부족문제를 해결해 줄 보상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보육교사에 대한 적정한 보수를 정부차원에서 마련하고, 사교육보다 앞서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영어나 예체능 영역은 교육청 단위에서 순회강사제를 운영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면 학부모의 신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지난 일년간 실시한 방과후 교실 시범운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책임성 있는 관심도 필요하다.